김기라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교수
스테인드글라스는 여러 가지 안료 혹은 금속산화물로 만들어진 색 판유리를 의도된 디자인대로 잘라 납선Lead Cane 혹은 동테이프Copper Foil로 연결하여 창을 만드는 기법으로, 유리를 통과하는 빛의 속성에 의해 다양한 효과와 감동을 주게 된다. 광선은 하루의 시간과 계절, 날씨에 따라 계속 변화하는 빛의 효과에 의.jpg) 해 색조가 부드럽고 온화하거나 찬란하고 화려한 느낌으로 끊임없이 바뀌게 된다. 또한 초원과 숲, 도시 등의 장소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여러 가지 빛의 조작효과와 건축 구조상의 여건를 맞추어 해야 하는 힘든 작업이기도 하다.
스테인드글라스는 ‘모자이크Mosaic’와 ‘에나멜링Enameling’ 기법이 투명한 색유리와 만나 발전된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스테인드글라스의 역사는 기독교 미술과 연관이 크다. 초기 기독교시대의 카타콤에 우연적으로 자연유리가 섞여 있어 캄캄한 동굴을 비추면서 환희와 희망을 주자, 색유리 조각으로 교회 창문을 장식하는 전통이 생겨났다고 한다.
4~5세기에는 불어서 만든 판유리와 이들을 연결하는 납선으로 교회의 창에 도입되었다는 기록도 있다. 그러나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스테인드글라스는 9~10세기로 추정되는 독일의 로르쉬 수도원Lorsh Abbey에서 발굴된 ‘얼굴’ 유리파편들이 있다.
그 후 12세기 로마네스크 건축양식과 13세기 고딕 건축양식의 발전과 함께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이 시기 스테인드글라스의 주제는 성서의 해석이나 교회나 성인들을 영광되게 하는 것으로 일반 대중들의 신앙적인 역할과 깊은 연관이 있다.
두란두스Durandus;1220-1296 주교는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진 교회의 창문은 바람과 비를 막아주는 성경이다.”라고 말하였다.
르네상스 시대 이후 18세기까지 회화에 의한 쇠퇴기를 지나 19세기 영국 라파엘전파의 등장과 아르누보 그리고 비올레 르 딕Violle le Duc이 프랑스 고딕성당의 보수작업을 통해 수공예적인 연관성을 가지면서 스테인드글라스는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성미술 운동에 앞장섰던 프랑스 쿠튀리에 신부는 교회미술에 동시대의 유명한 화가인 앙리 마티스, 마크 샤갈, 페르낭 레제 등 20명의 작가들에게 스테인드글라스를 제작하도록 하였다. 야수파의 작가인 앙리 마티스는 1947-1951년 동안 로사리오 성당Chapelle de Rosaire의 설계부터 내부 장식까지 맡았다.
예루살렘의 하싸드Hassad 히브리대학에 이스라엘의 12지파를 표현한 마크 샤갈의 스테인드글라스는 20세기 스테인드글라스에서 기념비적으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1920년대 독일의 바우하우스에서는 새로운 건축 재료로서 (2).jpg) 유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스테인드글라스를 수업과정으로 포함시키기도 하였다. 또한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훼손된 교회창문을 교체하면서 건축적인 스테인드글라스와 회화적 성격을 내세운 현대적인 개념들을 제시하였다.
미국의 루이스 컴퍼트 티파니Louis Comfort Tiffany 등에 의해 예술적인 스테인드글라스 작품들이 교회 이외의 장소인 주택, 식당, 지하철 등과 조명에도 장식이 되었다. 특히 건축가 프랑크 라이트Frank L. Wright는 현대 건축물에 자유롭게 이용하였다.
영국의 현대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은 존 파이퍼John Pipper와 패트릭 레이션스Patrick Reyntiens가 함께 작업한 컨벤트리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들 수 있다. 이후 현재 브라이언 클락Brian Clark, 마크 앵거스Mark Angus 등에 의해 과거의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작가들의 개성있는 해석에 의한 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898년 파리외방전교회에 의해 고딕양식으로 건축된 명동 대성당에서 최초로 사용되었다. 한국전쟁 당시 파손 된 것이 1982-1984년에는 이남규, 최근에는 장상건에 의해 보수되었다. 1970년대에 들면서 교회미술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스테인드글라스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남규는 서양화가로 우리나라에 스테인드글라스를 최초로 소개하고 유리화로 지칭하였다. 현재 루가유리화공방은 고 이남규의 작품을 보존하고 스테인드글라스를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보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부산 천주교 남천동주교좌성당의 거대한 스테인드글라스는 조광호신부에 의해 디자인되었는데 벽의 경계를 넘어서는 창에 거대한 우주적 원형을 표현하고 있다.
■스테인드글라스에 사용되는 유리의 종류
가. 앤틱 유리Antique Glass: 유리불기 기법으로 만들어진 유리. 기포나 거품을 함유하고 있다.
나. 캐서드랄 유리Cathedral Glass: 액화상태의 유리를 롤러로 밀어 만든 것.
다. 유백색 유리Opalescent Glass: 반투명 혹은 불투명의 무지개 빛 유리.
라. 후레시드 유리Flashed Glass: 2가지 색상의 겹유리.
마. 덩어리 유리Slab Glass: 2.5cm 이상 크기의 유리로 에폭시나 시멘트를 이용하여 접합한다.
■작업과정
가. 완성된 디자인을 실제 작업크기에 맞추어 도안한다.
나. 도안된 그림에 숫자를 매기고 날이 세 개 달린 가위로 자른다.
다. 사용하고자 하는 유리를 선택하여 자른 종이에 대고 자른다.
라. 유리 자르기가 완성되면 각각의 조각을 동테이프로 말거나 납선으로 끼워가며 연결한다.
마. 용매제Flux를 각 동테이프와 납선에 칠한 후 용접기구Soldering Iron로 납땜하여 연결시킨다.
바. 납선사이에 퍼티Putty를 삽입하여 보강한다.
사. 납선은 파티나Patina로 변색시키고, 유리는 깨끗이 닦아 완성한다.
필자 김기라는 홍익대학교와 동대학원을 졸업. 미국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RISD에서 미술교육학 석사 및 유리학과를 졸업했다. 그간 국내외에서 개인전 10회와 100여회의 단체전에 참가해왔으며 New Glass Review 공모전 입상 4회, Glass Art Society Board of Directors를 역임했다. 현재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교수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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