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아
유리예술가
.jpg) 독특한 물리적 성격과 기능을 가진 인공합성물인 유리는 실용성과 조형성을 동시에 만족시켜 줄 수 있다. 1988년 한국 최초로 유리 교육을 시작한 국민대학교에서는 유리조형 디자인 전공을 디자인 대학원에 개설하여 한국 유리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유리 제품디자이너 육성과 유리를 조형매체로 사용할 수 있는 교육을 목표로 완벽한 스튜디오 시설 안에서 실기와 이론을 갖춘 심도 있는 교육을 실시한다.
국민대의 경우 금속, 도자학과의 학부과정에 수업이 개설되어있어 학부에서 유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필자의 경우에도 학부에서 수업을 통하여 유리를 경험하고 대학원으로 진학하게 된 케이스이다. 수업을 통하여 유리를 접하게 되면서 유리의 독특한 물성과 선명하고 아름다운 색감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열성적인 교수진과 현재 필드에서 활약 중인 국내외 작가의 특강이 자주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실제 대학원 진학 후 소수 정예로 여러 다양한 수업을 받을 수 있었는데 유리의 다양한 분야의 교수진으로부터 지도 받을 수 있어서 작업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타전공의 학생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에도 학부 기초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유리를 처음 접하는 학생도 기초테크닉 부터 배워 본인의 원하는 작업으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
학교의 수업내용은 유리를 다루는 기본 테크닉을 배우고 익히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본인이 가지고 있는 컨셉의 작업을 유리로 풀어나가며 전개시키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유리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특성과 본인의 컨셉을 어떻게 풀어나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시킬지가 중요한 요소인데 이는 실기와 이론 수업의 병행을 통하여 해결해 나가게 된다.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시는 교수님들의 수업을 통하여 이 작업이 현장에서 어떻게 풀어나가면 좋을지를 함께 고민하고 작업의 발전 방향성을 모색할 수 있다.
또한 매 학기마다 다양한 국내외 작가들의 특강을 통하여 현재 국제적인 유리작업의 흐름을 알 수 있다. 미국유수 대학의 교수들이 학교에 직접 방문하여 하시는 특강을 통해서는 작가가 가져야 할 철학과 그 분의 작업 노하우를 배울 수 있어 좋았다. 나중에 실제 작업을 함에 있어 사소한 팁이지만 큰 도움이 되었었다.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외국의 유명 작가를 직업 만나고 그들의 작업세계관을 들을 뿐 아니라 그들에게 내 작업을 보여주고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던 것도 많은 기억에 남는다.
.jpg) 최근에는 프로젝트 작업을 통하여 미디어작업과 유리작업을 연결한 미국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의 Jocelyne prince교수의 워크샵을 듣고 직접 프로젝트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이번 워크샵을 통해 작업의 결과물이 갤러리에 전시되는 것뿐만이 아닌 경험에서 얻는 것과 과정의 중요성에 대해 느끼게 되었다. 그 밖에도 RIT대학의 Michael Rogers교수, CCAC대학의 Pamina Trayler교수 두 분을 통해서는 자신의 철학을 작업에 담는 법을, 유리캐스팅에 금속을 덧입힌 캐스팅작가 Alex Bernstein과 가블렛 작업을 통해 실용기와 작업 양쪽으로 모두 풀어낸 블로잉 작가 Boyd Sugiki는 작가를 통해서는 작가가 작업으로 생존하는 방법에 배울 수 있었다. 영국 Edinburgh College of Art의 Keiko Mukaide작가의 설치작업은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그 지역의 자연과 작업이 어우러진 모습은 매우 큰 영감을 불러 일으켰다. 이 외에 세계 유리계의 거장이라고 할 수 있는 체코의 인그레이빙 유리작가 Jiri Harcuba와 이탈리아의 블로잉 마스터 Pino Signoretto의 작업을 실제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경험 이었다.
또한 실제 직접 작업을 하는 작가들 외에도 Corning Museum of Glass의 Director Amy Schwartz 큐레이터가 방문하여 미국에서 손꼽히는 유리회사인 코닝에서 운영하는 유리박물관에 대한 이야기와 그곳의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콜렉터들도 방문했었는데 그들의 방한은 일간지에 개제 될 정도로 이슈화 되기도 했다. 그런 큰 콜렉터그룹이 직접 학교에 방문하고 일부지만 작품을 구입해 갔던 일은 매우 색다른 경험이었다.
매 학기가 끝날 때마다 학교에 남아 지도하는 교수진 외에도 외부에서 작가를 초청하여 그들에게 작품을 보여주고 조언을 얻는 것도 신선한 자극이었다. 이때에도 국내외 여러 작가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평가를 해주셨던 선생님들 모두 기억에 남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한사람은 유리분야가 아닌 회화를 전공으로 하는 교수님이 크리틱을 해주셨던 일이었다. 유리 분야가 아닌 타 분야의 전문가에게 작품을 선보이고 조언을 들을 기회가 별로 없었던 본인에게 그의 조언은 새로운 경험이자 자극이었다. 특히 학교를 졸업하고 외부에 있어보니 누군가 본인의 작품에 조언해 주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지만 매우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재학 당시를 생각해보면 매학기 수업 현장에서 만난 강사와 동료들이 함께 작업에 대해 이야기 나눴던 것은 본인의 작업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었고 추후 나가야 할 작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받을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다.
일부 내용이 생략됩니다. 월간도예 2011.06월호를 참조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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