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2025.06월호 | 도예계 소식 ]

2025 공예주간
  • 차영우 객원기자
  • 등록 2025-07-07 11:10:39
기사수정

모두가 공예가가 되는 미래를 상상하기


앞으로의 공예는 어떤 모습일까? 2025 공예주간을 통해 공예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는 한편 미래의 공예를 살펴볼 수 있었다. KCDF에서 주관한 전시 《미래공예》를 통해서는 공예가 다학제간의 논의를 다루는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거점도시를 비롯 전국에서 열린 공예주간 기획 프로그램은 공예의 지역적 특징을 보여주는 한편 관람객의 역할을 확장시켰다. 공예가의 작품을 구매하거나 감상하는 관람객의 역할에서 벗어나 체험형 워크숍을 통해 직접 공예 제작에 참가한 것이다. 관람자에서 참여자로 바뀐 것이다. 이번 공예주간은 함께 만들고 같이 즐길 수 있는 축제였다.


5월 16일 포틀리에에서 열린 수선 예술의 밤 현장


함께 만들고 같이 즐기기

국내 최대규모 공예 축제인 ‘공예주간’이 전국 21개 도시에서 개최되었다. 올해로 여덟 번째를 맞이한 공예주간은 2025년 5월 16일부터 5월 25일까지 전국을 공예로 물들였다.

공예주간 거점도시 세 곳(고성, 부안, 전주)을 중심으로 서울, 경기도, 강원도와 충청도, 전라도와 경상도, 제주도를 묶어 네 가지 권역에서 공예 전시와 공예 마켓, 강연, 체험 프로그램이 열렸다. 전국에서 112개의 공예문화 행사가 열흘간 이어지며 공예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 이번 공예주간의 슬로건은 “공생공락 共生工樂 Living Together, Craft Together”으로 전국의 공예가와 기관, 공 방,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이러한 시도는 전국 각지의 공예 문화를 활성화하고 공예가와 사람들을 연결하려는 시도로 읽혔다.

2025 공예주간 거점도시였던 고성, 전주, 부안은 각 지역의 특징을 살린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고성은 “이음과 연결의 공예, 당신과 함께 그린 고성”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고성이 생각한 ‘공생’은 자연과 인간, 공예가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이었다. 친환경적인 공예 작품을 선보이는 한편, 고성 지역의 생태 환경을 반영하여 지속가능한 공예체험을 준비했다. 특히 고성 지역의 생태계를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또한 고성에 사는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이러한 노력은 지역 상생을 위한 연결로 이어졌다. 그리고 고성을 중심으로 한 강원, 영동권의 공예문화가 더 커지는 기점이 되려는 노력이었다. 

전주에서는 “유람기”를 테마로 공예 여행을 기획했다. 

전주에 방문한 관람객들이 전주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공방과 공예 스폿을 찾아다닐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우선 전주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한옥마을을 유람하며 공예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스탬프 투어를 마련했다. 또한 전주한옥마을에서는 장인의 공방 3곳, 작가 공방을 찾아다닐 수 있는 공예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전주공예품전시관 오목대전통정원에서는 전주 지역의 공예가와 함께 공예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전주를 유람하듯 돌아다니면서 참가자들과 공예가들이 연결될 수 있는 자리였다.


시간을 넘어 연결된 도예와 공예

부안은 고려청자와 밀접한 거점도시이다. 부안군문화재단은 이 특징을 살려 고려청자와 공예문화가 어우러지게 만들었다. 부안은 천 년 전 고려시대에 관요가 있었던 지역으로 청자의 태생지라고도 불린다. 지역적 특징을 살려 “부안상감×부안감상”을 주제로 청자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했다.

부안청자박물관 일대는 공예주간을 맞이해 공예와 도예의 놀이터가 되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도자기와 민화의 관계를 살펴보는 전시가 열렸다. 《도자기 따라 민화산책》 기획전으로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청자와 백자, 분청사기 등 도자기와 조선 후기 민화를 입체적으로 함께 전시했다. 특히 체험동에서는 직접 청자를 만들어 볼 수도 있었다. 그리고 전북무형문화재 제29호 이은규 사기장과 함께 상감기법을 배울 수 있는 상감 클래스도 운영했다. 청자박물관 카페에서는 10명의 부안 지역 도예가가 빚은 청자 잔에 음료를 마실 수 있었다. 청자에 대해 배우고 만들어보고 써볼 수 있었다.

청자박물관 광장에서는 청자를 만들기 위한 밑준비인 질밟기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질밟기란 청자토를 발로 밟아 청자를 만들기 위한 흙으로 만드는 작업이다. 그리고 청자 제작 과정과 발굴 과정에 대한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한 사금파리 발굴단은 어린이들을 위해 체험장에서 직접 사금파리를 발굴해 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운영했다. 청자를 만드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청자가 유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지금도 만들고 쓸 수 있는 공예라는 점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꼼꼼히 준비된 프로그램이었다.

더 나아가 미식의 지역답게 지역의 카페, 레스토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부안 미술美術랭’ 코스도 준비되어 있었다. 이제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찐빵 베이커리 ‘슬지제빵소’와 협업도 했다. 강의석 도예가와 김영봉 작가의 전시 《쓸모_잇다》를 슬지제빵소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변산 바다의 풍경을 담은 레스토랑 ‘한바다 연가’에서는 김보정 작가의 식기를 사용했으며 공예주간에만 선보이는 특별 메뉴를 선보였다.


모두가 즐기는 공예

모든 사람은 공예가가 될 수 있다. 도예 원데이 클래스가 인기 있는 취미 생활이 되고 있다. 또한 뜨개질과 자수 같은 수공예가 ‘힙’한 취미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 듯 2025 공예주간에서도 공예가와 대화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워크숍, 원데이 클래스가 눈에 띄었다.

이번 공예주간에서는 일곱 가지 테마로 공예주간을 즐기는 코스를 제안했다. 그중에서도 각 지역의 특징적인 공예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테마가 마련되어 있었다. “모두를 위한 공예, 모두가 함께하는 쉽고 편안한 공예를 배우고 싶다면?” 코스가 단순 관람에서 체험으로 전환시킨 테마였다. 전통 공예에 대해서 배우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으면서 공예가의 공방에도 찾아가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었다.

상주에서는 명주실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천년 지사: 천년의 실, 함창명주》는 명주정원에서 명주실에 대한 과거, 현재, 미래를 살펴보는 전시를 개최했다. 전시뿐만 아니라 마켓과 함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진주공예창작지원센터에서는 오픈스튜디오를 진행했다. 《진주, 공예의 결을 따라 걷다》는 지역 공예가의 공방을 직접 찾아가서 작가와 대화도 나누고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

누구나 공예를 취미로 시작할 수 있다. 팩토리2에서는 초등학생을 위한 워크숍을 다양하게 진행했다. 어린 시절 직접 ‘천사’를 만들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만드는 경험은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2025 공예주간은 공예의 저변을 넓히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공예주간에서 한 경험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공예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주 먼 미래가 아닐 수도 있다.


팩토리2에서 열린 내 책상 위의 천사 전시장 전경



사진. KCDF, 재니들(안재경) 제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5년 6월 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온라인 정기구독 포함)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모든 과월호 PDF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0
인기소식더보기
특집더보기
산청도예초벌전시장_사이드배너
세라55_사이드
전시더보기
비담은 도재상_사이드배너
설봉초벌_사이드배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