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2025.06월호 | 특집 ]

[특집I] 공예를 어디에 둘 것인가
  • 차윤하 기자
  • 등록 2025-07-07 15:15:42
기사수정

2025년 2월,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예문화산업 관련 정책 담당 부서를 시각예술디자인과에서 전통문화과로 이관했다. 이 변화는 문장 한 줄로 설명될 수 있을 만큼 행정적으로는 간결하지만, 공예계가 느끼는 파장은 그렇지 않다. 부서의 이관은 단지 기능의 이동이 아니라, 공예를 바라보는 정책의 시선과 구조의 방향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가늠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조치를 “부처 내 유관 부서 간 연계 강화를 통한 정책 효율성 확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시각예술디자인과에서 수행하던 공예문화산업과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 관련 업무가, 이제는 전통문화과로 통합 이관 되었다. 정책 일관성을 높이기 위한 개편이라는 점에서 행정적 맥락은 이해 가능하지만, 현장에서 감지하는 긴장은 행정의 설명만으로는 가라앉지 않는다. 문체부는 공예를 전통문화에 한정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함께 내놓았다. 전통문화과는 산업 생태계로서의 공예를, 시각예술디자인과는 예술 장르로서의 공예를 지속적으로 다룬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장의 불안은 여전히 남는다. 공예는 전통과 현대, 민속과 실험, 산업과 예술이라는 상이한 성격이 공존하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이 복합성을 담아내기 위해선 조직의 구조뿐 아니라 그것을 작동시키는 정책의 철학 또한 섬세해야 한다.

정책을 설계하는 언어는 늘 합리적이지만, 실천하는 현장의 감각은 그보다 예민하다. 예산은 어디서 나오는가, 사업은 누가 설계하는가, 공예라는 말의 정의는 누구에 의해 정해지는가. 그 모든 것이 결국 ‘담당 부서’라는 이름 아래 정렬되기 때문이다. 이번 개편이 공예를 시각예술이 아닌 전통문화산업의 영역에 명확히 배치한 이상, 이는 정책 방향의 신호로 읽힐 수밖에 없다.

전통문화산업은 분명히 하나의 중요한 정책 축이며, 문화 자원의 현대적 활용을 통해 관광·경제와 연결되는 효과도 크다. 그러나 전통만으로는 공예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설명할 수 없다. 공예가 동시대성과 실험성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감각의 정지 상태는 결국 전체 산업의 정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통을 보존하는 일이 미래를 만드는 일이 되려면, 새로운 감각을 품을 수 있는 구조 역시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0
비담은 도재상_사이드배너
세라55_사이드
설봉초벌_사이드배너
산청도예초벌전시장_사이드배너
전시더보기
월간세라믹스
도예마당더보기
대호단양CC
대호알프스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