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2025.06월호 | 도예계 소식 ]

별이 된 정담순 선생을 기리며…
  • 편집부
  • 등록 2025-07-07 17:10:57
기사수정

1세대 도예계의 거장 정담순(1934~2025) 선생이 숙환으로 지난 2025년 4월 7일 별세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러졌기에, 생전에 선생을 따르던 제자들을 비롯한 지인들은 조문도 가지 못한 채 뒤늦게 부고를 접하고서 안타까움과 함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진한 아쉬움에 이들은 고인을 회상하며 생전의 발자취를 찾았다. 10년 전인 2015년 KCDF갤러리에서 열린 마지막 회고전 도록에 수록된 선생의 자필 글을 찾아 본지에 보내주었다. 향년 81세였던 그 해, 도예에 대한 철학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는 고인이 직접 남긴 이 글에서 다시금 그를 기억해 본다.



내 꿈의 실현 

흙의 순환과 점토의 매력은 끝없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는 이런 매료에 빠져 나를 잊는다. 꿈을 꾸는 것 같은 순간순간의 조형성의 심오한 깊이는 무한의 새로움으로 나타나게 되며 이런 것들을 잊은 적 이 없다. 나의 자연으로의 회기는 항상 지속되고 또 이로 인한 새로운 행운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이런 희열로 온 천지가 가득하길 바라고 자연의 순회는 마음속에 생각과 감각으로부터 이탈하여 조형의 조건이며 성형 여건으로 새롭게 표현되며 감동으로 나타난다. 끝없는 변화는 모든 통일된 공간의 장식품으로 보여진다. 아름다운 환경은 철학적 안위를 찾게 하고 즐거운 환경과 조형을 찾아 헤매게 한다. 



새눈이初雪 새눈의 마음 깊이에 내재해서 모든 것을 파헤치고 넓게 넘치도록 쌓이게 하며 새로운 것을 향해 가고 오면서 제3의 자유로움으로 나타났으면.... 새눈이新眼 지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초월하여 인간 속에서 자연성을 구현하고 인간의 모든 것이 찾아졌으면.... 나를 찾고 우주의 현상을 찾아 색색의 찬란함까지 빛으로 솟아나게 하여 모든 것이 사람의 범주가 아닌 神과 天의 속에서 맺어지게 하는 範法 속에서 나타나게 하여 찾아지게 했으면.... 새눈이鳥眼 멀리 보고 확실하게 볼 수 있도록 자유로움이 넘쳐 사람과 그 주위를 명확하게 탐지하되 형태적 현상의 구조와 창의 속에서 나타나고 행동하게 되어야겠다. 또한 사람과 영혼 속에서 새롭게 발견하는 능력을 가지게 하여 모든 것이 자연스러움 속에 새로운 구조로 창출될 수 있는 능력이 나타날 수 있으면 좋겠다. 자유로운 표현은 물론 자유로움이 부족한 것이 사람이다. 이러한 부족함과 결여는 자연성을 필요로 하게 된다. 자연과 자유는 공유하는 것 같으면서 독립된 범위를 갖는다. 활기찬 자연의 표현 속에 행복이든 불행이든 넣어두고 찾아야 하는 자유로움이 내재되어 있을 때 모든 것은 기본으로 확고한 위치를 갖는다. 우리는 행복하다. 이 행복은 무한 속에 오고 가는 행동으로 가능하다. 천고만신 속에서 몸으로 느끼고 몸속에 본능이 존재하므로 행동이 변화하는 것을 느끼면서 즐겁다. 나는 사랑하고 나에게 감사하고 싶다. 나는 깨끗함과 새로움과 밝음이 두루 어우러진 존재를 구현하고자 함이니.... 

- 2015년 5월 정담순



사진. 권신 작가 제공

0
인기소식더보기
특집더보기
산청도예초벌전시장_사이드배너
세라55_사이드
전시더보기
비담은 도재상_사이드배너
설봉초벌_사이드배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