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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월호 | 공간 ]

천 년 한옥-천 년 도자기 동시대예술의 융복합 지향 복합문화예술공간 ‘일루와유 달보루’
  • 오순화 예술철학박사, 단국대 도예과 외래교수
  • 등록 2025-08-01 11: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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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와유 달보루 전경


지난 1월 햇살 좋은 날 오후에 은평한옥마을에 있는 일루와유 달보루에서는 문화예술 기획자, 감독, 작가, 평론가 등 음악, 미술, 공연, 기술기반예술, 다원예술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가들의 신년 모임이 있었다. 동시대 예술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30여 명이 모여, 함께한 감독의 신작 영상 감상을 시작으로 공간별 주제에 따라 유쾌한 현대예술 담론을 나누는 자리였다. 이날 이후 한옥에서 실현 가능한 예술 퍼포먼스를 상상하고 머릿속으로 전통 도자기를 앉혀 보거나 오브제 작품에 미디어 설치 작품을 콜라보 해 보기도 하면서 한옥의 도자 전시 공간 확장 가능성을 그려 보았다. 도예가 한옥과 함께 어떻게 변신할 수 있을지, 정형화된 나열식 전시가 아니라 작품, 퍼포먼스, 토론, 파티가 한 곳에서 동시에 펼쳐지면서 그 전체가 하나의 예술이 되는 순간을 상상해 보았다. 


북한산의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한옥

일루와유 달보루는 담장 안쪽 벽에 ‘壹樓臥遊’라는 문자 장식을 새겨 넣었어도 편액은 걸지 않고 번지를 적는 현판에만 작은 한글로 ‘일루와유 달보루’라고 새겼다. 서울대에서 미학을 전공한 조진근 관장이 국립현대미술관 전시팀장으로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수 년간 준비 과정을 거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한옥을 짓고 그곳에서 공연, 전시, 강연, 학술모임 등을 열고 있는 융복합 지향 복합문화예술 공간이다. 일루와유 달보루는 “제일가는 누각에 누워서 놀며(壹樓臥遊) 달을 보는 누각(樓)”이라는 의미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대청마루를 가운데 두고 양쪽에 한실이 있는 1층에서는 들창을 모두 걷어 올려 개방적인 공간을 만든 후 복합문화기업 ‘옐로밤’과 국악 연주 그룹 ‘메이드 오브 트리’의 합작 콘서트가 열리기도 했다. 인디, 판소리, 클래식, 재즈나 탱고 같은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북한산 아래 열린 공간에서 관 객들의 호흡을 느끼며 함께 어우러진다. 삼면이 트여 있는 누마루는 대형 작품 전시에 최적이고 테이블을 두고 앉아 마당 앞을 오가는 행인들과 눈인사를 나눌 수도 있다. 어느 방에서나 북한산 능선과 푸른 하늘이 보이지만 2층에서는 누워서도 북한산 봉우리를 볼 수 있을 만큼 전망이 아름답다. 2층 역시 대청을 중심으로 양쪽에 널찍한 방이 있어 전시는 물론 그룹 좌담회를 열기에도 좋은 공간이다.


한옥 콘서트 <메이드 오브 트리>의 공연


지하 1층에는 미술 전시를 할 수 있는 작은 갤러리가 있다. 전시가 없을 때는 영화 감상회나 공연 준비 연습실로 쓰이기도 한다. 2024년 2월에는 1층에서 도예가 김용문(튀르키예 국립 하제테페대 교수) 선생님의 막사발 전시를 열고 지하에서는 작품제작 시연, 시낭송 그리고 선생님의 액션페인팅 퍼포먼스가 있었다. 이때 조진근 관장은 막사발의 예술성을 과학과 예술이 만나는 융복합적인 미학의 동력으로 보고 <아스트로 인공위성 막사발 실크로드 선언문>을 발표했다. 작품 안에 숨어있는 예술적 가치 하나도 영감을 주는 예술로 착안해서 이를 일루와유 달보루와 함께 하나가 된 융복합적 예술 인공위성으로 본 것이다.


김용문 도예가의 액션페인팅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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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와유 달보루 조진근 관장은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시립미술관 전시과장, 국립현대미술관 전시기획 팀장을 거쳐 현재는 복합문화예술공간 일루와유 달보루 운영과 성신여대에서 미술비평사를 가르치며 미술의 작동원리에 대한 연구와 글쓰기를 하고 있다. 번역서로 『아방가르드와 미술시장』이 있다. 



사진. 일루와유 달보루 제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5년 7월 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온라인 정기구독 포함)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모든 과월호 PDF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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