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을 즐기고 다채로움을 완성하다
2013년, 한국, 캐나다, 중국 국적의 6명의 도예가는 괴산 조령민속공예촌에 모여 함께 작품을 만들고 각국의 전통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었다. 이 작은 모임이 올해로 12회를 맞는 하모니국제도예프랜드십 페스티벌의 시작이다.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기분 좋은 초여름, 괴산과 양구의 푸르 른 자연 속에서 펼쳐진 세계 도예가들의 화합의 축제를 들여다본다.

하모니 Part 1
괴산 : 지역 주민과 어울리다
국제도예가 그룹 하모니국제도예프랜드십(대표 강경훈 도예가)이 주최하고 주관한 제12회 <2025 하모니국제도예프랜드십 페스티벌(이하 하모니)>이 6월 6일부터 16일까지 개최됐다. 올해는 괴산에서의 나흘 간의 행사를 마치고 강원 양구로 지역을 옮겨 행사를 마무리했다. ‘다름을 즐기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페스티벌은 한국, 아르헨티나, 호주, 말레이시아, 러시아, 리투아니아, 독일, 이스라엘 등 17개국 40명의 작가들이 모여 인종,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다양성을 존중하며 함께 작업하고 함께 음식을 만들고 함께 생활했다. 11일간의 페스티벌 기간 동안 아트마켓, 학술대회, 청소년 세계문화캠프, 대형 노천소성, 라쿠소성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하모니는 매년 테마 컬러를 정하는데, 올해의 하모니 색은 ‘핑크’로 티셔츠, 도록, 현수막 등 괴산과 양구의 초여름 녹음의 자연을 화려한 핑크 빛으로 물들였다. 매년 컬러가 다른 하모니 티셔츠는 작가들 사이에서 컬렉션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하모니는 해마다 새로운 이벤트를 준비하는데, 올해는 하모니 아트마켓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번 아트마켓을 위해 작가마다 캐리어 1개 분량의 작품을 비행기로 공수해 왔다. 액세서리를 포함한 다양한 작품 1,000여 점이 괴산에 모였다. 이틀 동안 진행된 아트마켓은 다양한 나라의 색다른 작품들과 빈대떡, 도토리묵, 막걸리, 커피 등 괴산 지역 주민들이 준비한 먹거리 장터가 어우러져 지역민뿐 아니라 관광객, 학술대회 차 방문한 작가들도 참여해 작품을 구입하고 음식도 즐기며 페스티벌이 한층 더 활기를 띠었다.

하모니 Part 2
양구 : 조화를 이루어 작업하다

리웨이 장 Liwei Zhang 작가(중국)
양구는 조선시대 왕실 백자 생산에 쓰이던 백토를 납품하던 곳으로, 2006년 양구의 백자 생산 역사를 정립하고 백토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양구백자박물관을 설립했다. 하모니의 2부는 백토의 맥을 잇고 있는 양구에서 진행됐다. 양구에 도착한 참여 작가들 은 양구백자박물관에서 장작가마 소성을 했다. 하모니는 워크숍에서 만든 작품을 다음 해 하모니에서 소성을 한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작년 11회 하모니에서 만든 작품과 작가들이 각 나라에서 만들어온 초벌 작품을 양구백토마을 내에 있는 망댕이 가마에 넣었다. 각 나라의 대표 작가들이 긴 나무를 들고 한 곳에 모아 불을 붙여 장작가마에 옮겨 붙이는 퍼포먼스 후에, 한국에서 장작가마 소성을 할 때 고사를 지내는 방법을 알려주며 참여 작가들과 함께 절을 하고 가마에서 작품이 잘 나올 수 있기를 기도했다. 장작가마에 대한 관심이 많은 외국 작가들은 돌아가며 불을 때고 함께 춤을 추며 장작가마 소성을 즐겼다. 하모니 작가들의 작품은 양구백자박물관 세미나실에서 7월 13일까지 전시된다.
하모니 참여 작가들은 페스티벌 기간 동안 양구백토마을의 공예창작스튜디오에서 머무르며 그룹을 지어 작품을 제작했다. 개인 작업실 6개 실과 가마실, 실험실 등으로 이뤄진 공예창작스튜디오는 도자 문화의 가치를 계승하고, 청년 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시설로, 하모니가 끝난 이후 7월부터 1년간 국내·외 도예 작가 6명이 입주해 창작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공예창작스튜디오는 하모니 기간에 처음 문을 열어 참여 작가들과 함께 준공식을 가진 후 그곳에서 일주일 동안 각자의 도자 기법과 영감으로 작품 제작에 열중했다. 워크숍 중 강진에서 청자 작업을 하는 조유복 작가의 청자 제작 시연과 제주 최우철 작가의 달항아리 시연을 진행해 외국 작가들에게 한국의 도자기에 대해 알리는 시간도 마련됐다.

셰아 예우 셍 Cheah Yeow Seng 작가(말레이시아)
MINI INTERVIEW레카 바제 아가르왈Rekha Bajpe Aggarwal | 인도
“함께 작업하며 영감을 받아요”
전쟁과 정치적 대립이 난무하는 시대에 나라, 인종, 성별 등 다양한 작가들이 한 곳에 모여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보통 혼자 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에서 작업실을 함께 쓰며 배우는 점도 많고, 다른 작품에서 영감을 얻기도 한다. 과감하고 자신 있게 작업하는 젊은 작가들을 보고 많이 느끼고 간다.
브록 알렌Broc Allen | 미국
“한국 도자 역사와 자연을 느낄 수 있어요”
올해 처음으로 참가하게 됐다. 이곳에서 새로운 환경, 새로운 흙, 새로운 가마, 새로운 작업을 경험하게 됐다. 한국 도자기의 역사가 있는 곳인 양구에서 작업하면서 한국의 자연에 스며드는 느낌을 받았다. 도예가들은 세상 반대편에 있어도 모두 같은 어려움이 있고, 같은 고민을 하는데 이곳에 모여 서로 공감하며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하모니국제도예프랜드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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