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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월호 | 칼럼/학술 ]

[김대환 교수의 문화재 기행 56] 백자 청화 풀꽃 무늬 각병 白磁靑畵秋草紋角甁
  • 김대환 동곡뮤지엄 관장, 문화유산 평론가
  • 등록 2025-10-31 13: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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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백자청화풀꽃무늬각병」 조선시대 | 높이 22cm, 입지름 4cm, 바닥굽 9.4×9.4cm


18세기 중엽에 만들어진 금사리 관요의 청화백자 사각 병 이다. 몸통의 은은한 발색과 소박한 태토가 이 시기 이 지역의 특징으로 조선시대 청렴한 선비의 특징이 가장 잘 배어 있는 도자기로 담백한 미감을 느낄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작품이다. 사진1)

각이 진 4면의 몸통에 비해 목이 길고 좁으며 입구는 살짝 벌어져 있으며 단정하고 안정된 비례의 몸통으로 관요백자 특유의 균형감이 있다. 각 면마다 그려진 무늬는 이 유물의 예술성이 정점에 이르게 하는데 화분과 괴석, 가을 풀꽃이다. 이런 무늬는 청빈한 선비의 고상한 취향을 반영한 것으로 괴석과 난초는 군자의 청아함과 절개, 학문적 고결함을 상징한다. 4면의 무늬는 동일 계열의 괴석과 들풀들로 통일감을 주었으나 각 면의 무늬는 의미의 차이가 존재한다. 제1면에는 난초인데 군자의 네 가지 절개 중 하나로 향기와 절개로 청아한 선비의 상징이며 고결함, 정절, 은은한 덕 등을 의미한다. 

 

제2면에는 신선초인데 신선들이 먹는 불로장생의 풀로 무병장수, 불멸을 의미하며 신선의 이미지를 자아내는 등 도교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제3면에는 봉오리 모양의 꽃들이 많이 달린 패랭이꽃으로 소박하고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하며 순정, 정직, 청순함, 자연미 등을 의미하여 조선 후기 도자기 무늬에 자주 등장한다. 제4면에는 쑥부쟁이로 가을에 들에 피는 대표적인 꽃으로 기다림, 인내, 추억, 변치 않는 사랑을 뜻하며 늦가을의 쓸쓸함과 청아한 풍류, 가을 풀꽃의 전형으로 청빈한 조선 선비의 고독한 심경을 가장 잘 나타낸다. 사진2, 3)

이 유물에 그려진 무늬는 단순한 ‘장식 식물’이 아니라 군자의 삶과 신선에 대한 동경, 소박한 정서, 인내와 풍류라는 조선 선비가 추구하던 사상적 메시지가 담긴 작품으로 당대의 명작에 해당한다. 청화의 발색은 회청색에서 진한 청색까지 코발트 안료의 절제된 농담의 차이가 있는데 이는 18세기 초 중엽의 금사리 관요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안료가 지나치게 번지지 않고 선명하게 구사된 점은 유물의 품격을 보여준다.


사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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