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5. ~11. 10. Gallery hoM

여백은 형태의 부재가 아닌, 또 하나의 존재이다, ‘없음’이 ‘있음’을 지탱하여 균형을 이루고, 비어진 공간을 통해 존재를 드러내기도, 혹은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보여지기도 한다, 그 여백은 단순한 결손, 결핍이 아니라, 보는 이로 하여금 그 빈자리를 스스로 상상하며 끝나지 않은 그다음을 만들어 가도록 한다. - 고윤호 작가
비에 젖고 있는 쿠챠クチャ(오키나와 점토), 작업실 옆에 놓여있는 덩어리들을 그냥 둘 수 없었다. 말라 있던 쿠챠는 조금씩 포대자루 밖으로 흘러나왔고, 이내 빛이 돌았다, 내가 그 안에 들어가 있었고, 거기서 나를 불렀다. 나는 나에게 감싸였다. 나는 더 이상 없었다. 쿠챠는 더 이상 없었다. 빛없는 곳에서 내가, 쿠챠가, 거기 있었을 뿐이다. - 황상구 작가
사진. 작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