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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월호 | 칼럼/학술 ]

[에세이 ESSAY 11] 그릇이 된 생각들_ 불 그릇 「전골솥」
  • 이현배 옹기장이
  • 등록 2025-11-28 15: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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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전골솥 28.5×H13.5cm, 워머 26×H8cm


재미난 이야기를 들었다. 여덟 살인 아이(외손녀)가 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다. 작년에 종영된 프로그램을 유튜브를 통해 찾아보는 모양이다. 사는 삶에는 누구에게나 그 어떤 순간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다. 가야문화 이야기가 그렇다. 불 그릇 「전골솥」은 1997년 IMF 국제 금융위기 이후 가정 단위의 식생활(가정식)이 급격하게 줄어들게 되었고 이에 따라 불 또한 일상에서 멀어져 가기에 만들게 된 그릇이다. 우리 사회가 일상에서 불의 사용이 거의 조리를 통해서만 남아있었기에 불을 가장 안정적으로 다루어 왔던 가정 단위의 불의 사용 또한 소멸되기 시작한 것이다. 사회적으로 담뱃불마저도 위축되고 있으니 이제는 일상에서 불을 얻기가 점점 어려워져 가고 있다. 불이란 분명 우리 인류를 더욱 인류답게 한 인류문화의 시원인 것인데 그 불이 점점 간접화되어가는 것이 이 옹기장이는 안타깝다. 

그런데 그 불 그릇이 가야문화에 있었음을 뿌리깊은나무사 한창기 선생의 수집 유물을 통해서 때늦게 알았다. 날짜와 장소도 분명하다. 2011년 11월 21일 순천시립 뿌리깊은나무박물관 개관식에서였다. 개관식에 참석하여 행사안내 소책자를 받아보았는데 그 소책자 7쪽에 실린 굽다리접시가 계기가 되었다. 굽다리를 가리고 보면 그대로 전골냄비였다. “세상에 이런 일이”. 모르고 만든 것이 거기 그대로 있었던 것이다. 그래 사는 삶에는 ‘몰라서 아는 것이 있고, 알아서 모르는 것’이 있나 보다, 한창기 선생의 유물 수집 기준이 당신의 미감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가야토기가 더러 있는 것이 의아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많은 발굴을 통해 대가야가 지리산을 넘어 섬진강을 통해 남해로 진출했음이 확인되었다. 그러니 한창기 선생께서 유물을 수집했을 때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이 확인되기 전이었지만 당신의 고향땅은 가야문화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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