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로 떠나는 여행, 부여에서 마을과 함께 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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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2025년 9월 20일(토)~21일(일)
장소 충남 부여군 규암면 123사비공예마을 일대 프로그램 공예상점, 하루공예, 나루장터, 달빛 아래
수북정, 환대상점 외
방문객 약 6,542명 / SNS 노출 약 109,00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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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규암의 오후는 유난히 느리다.
수북정의 바람에 흙냄새가 섞이고, 햇살은 골목의 벽을 타고 흘러내린다. 그 바람을 따라 걷다 보면, 어딘가에서 찻물이 끓는 소리와 토기 위를 두드리는 작가의 손끝이 들려온다.
이 마을의 일상은 오래된 시간의 리듬 위에 놓여 있다. 그리고 올해 9월, 그 리듬 위로 새로운 이름이 겹쳐졌다 — <123사비공예페스타–공예유람 工藝遊覽>. ‘공예로 떠나는 여행’을 주제로 열린 이틀간의 축제는 공예를 ‘보는 예술’이 아닌 ‘사는 예술’로 되돌려 놓았다.
골목의 공방마다 불빛이 켜지고, 여행자들이 하나둘 문을 열었다. 도자, 목공, 금속, 섬유, 향기공예까지 스무 손이 흙을 빚고, 다른 스무 손이 그 옆에서 배우고 웃었다.

‘하루공예’라는 이름의 원데이 클래스에는 232명의 관람객이 참여했다. 누군가는 처음 흙을 만졌고, 누군가는 오래된 기억을 떠올렸다. 작은 반지 하나에도 이야기가 있었다. ‘이야기를 담은 커플링 체험’에는 예비부부, 가족, 친구들이 찾아와 각자의 사연을 담아 은을 녹이고, 망치를 두드렸다. 누군가에겐 선물이 되고, 누군가에겐 기억이 되는 반지.
공예는 그 모든 관계의 형식을 품었다. 밤이 되면 수북정의 달빛이 마을을 감쌌다. 차향이 바람을 타고 번졌고, 마을 어르신의 옛이야기가 잔잔히 흘렀다. 달빛 아래 수북정 — 그 이름처럼, 공예는 조용히 사람의 마음을 밝혀주는 등불이 되었다.
이틀간 6,500여 명의 방문객이 마을을 찾았다. 누군가는 도예 체험을, 누군가는 로컬 장터를, 또 누군가는 찻잔 하나를 사 갔다. 하지만 축제의 진짜 풍경은 그 이면에서 피어났다. “예전엔 주민분들이 전시장에 잘 들어오시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엔 대우다실처럼 마을에서 항상 보셨던 공간에서 공예품을 전시하니 ‘이제 뭘 하는지 알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주최측 관계자의 이 말처럼, 공예마을의 변화는 관계의 변화에서 시작되었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5년 11월 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온라인 정기구독 포함)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로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