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25 라트비아 도자비엔날레 마르틴손스 어워드의 수상 결과는 세대와 도자예술 세계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국제부문 금상은 폴란드의 젊은 작가인 다리아 알리샤 코발레프스카Daria Alicja Kowalewska에게 돌아갔다. 도예를 시작한 지 채 10년이 되지 않은 신진 작가로서, 그녀는 점토의 물성을 통해 조각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며 주목받고 있다. 반면 라트비아 국내부문 금상을 수상한 이네세 브란츠Inese Brants와 릴리야 제일랴Lilija Zeiļa는 각각 40여 년 이상 도자 예술에 헌신해 온 원로 작가들로, 라트비아 전통 도예의 깊이를 현대적으로 확장해 왔다.
이번 세 수상자는 서로 다른 세대와 예술적 배경을 지녔지만, 도자라는 매체가 지닌 시간의 두께와 인간적 서사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탐구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젊은 감각의 실험과 오랜 세월의 성숙함이 공존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도자예술이 여전히 변화와 재생의 언어로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국제부문 금상 수상자
다리아 알리샤 코발레프스카 DARIA ALICJA KOWALEWSKA, 폴란드
2025 마르틴손스 어워드 국제부문 금상 작품 「폭력적 존재 Violent Existence」 220×110×95cm | 2023
이번 공모전에서 국제부문 금상을 수상한 소감은?
저에게 큰 영광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도전을 하고 도자 작품을 만들고 싶은 강한 동기를 느낍니다. 이번 행사는 제 다음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도 했습니다. 전시에서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을 볼 수 있었던 것 또한 큰 영감이 되었습니다.
수상작의 제목과 주제를 간략히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Violent Existence 폭력적 존재」는 힘과 에너지를 표현하는 형태입니다. 이 작품은 덧없지만 생명력을 가진 존재로서 세 방향으로 팽창하며 위로 성장합니다. 작품은 자연과 인간의 상호 의존성을 염두에 두고 제작되었으며, 전개되는 구성 속에서 변화하는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도자라는 맥락은 물질의 영속성과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본질, 그리고 변화에 취약한 성질을 상징합니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이 작품을 만들 때, 세 지점에 지탱된 형태와 팔을 높이 들어 올린 자세를 구현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조각이 비교적 높은 형태가 되길 원했기에, 작품을 여러 구획으로 나누어 작업했습니다. 각 부분을 제가 직접 들어 올릴 수 있도록 구성했고, 건조 과정에서 중심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지지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무게 중심을 제어하면서 밑부분의 무게를 최소화해 시각적으로 가장 가벼운 느낌을 주는 구성을 실험했습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작품의 재료나 제작기법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제가 구상한 조각을 점토로 구현해 소성firing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제 의도대로 완성시키는 일은 항상 이중의 도전이기도 합니다. 도자 작업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기술적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창작 과정에서 제한이 없다는 점이 매우 소중합니다.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점토에 샤모트chamotte를 섞은 혼합 재료를 사용했습니다. 폴란드의 돌노스키에Lower Silesia 지역은 점토 산지로 유명하며, 그 점토는 점성이 높고 성형이 용이합니다. 여기에 샤모트를 더하면 대형 구조물 제작에 적합하고, 고온에도 잘 견딥니다. 작업은 점토판을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각 부분이 제대로 단단해질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상부로 이동하면서 조각을 완성했습니다. 소성은 가스가마에서 진행되어, 유약을 바르지 않은 거친 표면 질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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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아 알리샤 코발레프스카는 폴란드 브로츠와프 미술대학교에서 조각(2023)과 도자(2022) 전공으로 두 개의 석사학위를 취득하며 조형 예술의 기반을 다졌다. 금속, 목재, 도자 등 다양한 재료를 매개로 유기적 형태와 추상적 구조의 경계를 탐구하며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해 왔다. 2022년 OP Enheim Gallery의 OP Young 멘토링 프로그램 최고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고, 브로츠와프 미술대학교 ‘최고 졸업 작품전’에도 선정되었다. 이후 폴란드와 독일에서 열린 《Beyond Space》, 《Rustling Imagination》 등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통해 실험적 감수성과 세련된 조형 감각을 선보였다. 그녀의 작업은 재료의 물성과 감정의 흐름이 맞닿는 지점을 탐색하며, 전통 조각의 경계를 확장하는 현대적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 Dziki Studio
라트비아 국내부문 금상 수상자
이네세 브란츠 INESE BRANTS
2025 마르틴손스 어워드 라트비아 국내부문 금상 작품 「라트비아 초대 독립국가의 브라스밴드에게 바치는 헌정 A Tribute to the Brass Bands of the First Independent State of Latvia 2025 사진. Didzis Grodzs
이번 공모전에서 라트비아 국내부문 금상을 수상한 소감은?
국가 부문 금상을 받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고 영광스럽습니다. 제 도자 회화 기법이 최고 평가를 받았다는 점이 특히 기쁩니다. 국제 심사위원단이 제 작업을 라트비아 문화 정전Latvian cultural canon의 일부로 등재된 ‘발타르스Baltars’ 도자회화 예술가 그룹의 성취와 견줄 만큼 평가했다고 생각합니다. 발타르스는 1925년 파리 장식미술 국제박람회에서 아르데코를 처음 선보이며 라트비아 도자 예술의 위상을 확립한 혁신적인 집단이었습니다. 그들의 예술 정신이 오늘날 제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이 상은 개인의 성취를 넘어 라트비아 예술 전통이 현대에 새롭게 계승되고 있음을 상징합니다.
수상작의 제목과 주제를 간략히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작품 제목은 「라트비아 초대 독립국가의 브라스밴드에게 바치는 헌정 A Tribute to the Brass Bands of the First Independent State of Latvia」입니다. 라트비아 여러 박물관과 협업하여 귀중한 역사 사진 자료를 수집하고 사용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 이미지를 디지털로 가공하여 데칼(전사) 형태로 회화에 결합함으로써 역사적 사건을 새롭게 해석했습니다. 이번 작품은 해방 전쟁기에 조직된 최초의 군악대를 주제로 한 「라트비아 행진 Latvian March」 연작의 연속선상에 있습니다. 수집한 방대한 사진 중 20여 장을 선택하여 회화적으로 구성한 작업이고, 일부는 2024년 로스코미술관 개인전에 선보였습니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진본 역사 사진이 지닌 감정적 아우라를 살리면서, 현대 도자 장식기법과 수공 상회채overglaze 기법을 결합했습니다. 각진 사진을 원형 접시 구도에 조화시키는 것이 핵심 과제였습니다. 사진과 회화, 데칼 사이의 균형과 시각적 리듬을 세심하게 설계했고, 광택과 빛의 반사를 활용해 시간성과 물성을 동시에 표현하려 했습니다. 기술적 정밀함과 감성적 메시지 전달 사이의 균형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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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세 브란츠는 라트비아 미술아카데미 도예과를 졸업(1978)하고, 동대학에서 미술학 석사(2003)를 취득했다. 2009– 2012년에는 라트비아 미술아카데미 박사과정에서 연구를 이어갔으며, 1995년부터 리가 아동·청소년 창작센터 ‘라이미테 Laimīte’에서 도자 회화·도예 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다. 1989년부터 라트비아 미술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해 왔고, 2000– 2018년에는 협회 예술·교육센터가 위치한 즈바르타바 마노르Zvārtava Manor에서 도자 회화 마스터 워크숍을 총괄했다. 다수의 학술 논문을 발표했으며, 2015년 리가 포슬린미술관Riga Porcelain Museum에서 저서 『내 인생의 사랑, 도자 회화 The Love of My Life. Porcelain Paintings』를 출간했다.

라트비아 국내부문 금상 수상자
릴리야 제일랴 LILIJA ZEIĻA
이번 대회에서 라트비아 국내부문 금상을 수상한 소감은?
정말 기분 좋은 놀라움이었습니다. 저는 수상이나 경쟁을 목표로 작업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 인정을 받게 되어 예상치 못했지만 무척 보람 있게 느꼈습니다.
수상작의 제목과 주제를 간략히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제 작품의 제목인 「불탄 풍경 Burnt Landscape」은 창작 과정의 거의 마지막 단계에서 떠올랐습니다. 2025 비엔날레의 주제인 《스타더스트에서 무성한 새싹으로 From Stardust to Lush Sprouts》와도 직접 연결되며, 파괴와 재생을 함께 담고 있습니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언제나 그랬듯 제 고유한 스타일과 기법으로, 평면 위에 공간적 깊이를 구축하고 무한한 공간의 ‘싹’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제 삶의 스승들은 늘 “창조를 목표로 재료와 마주하는 행위가 예술가에게 정신적 힘과 영감을 준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 에너지는 새것을 만들어내는 행위 속에서 생겨나며, 반드시 기존의 기술이나 체력에만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발견에 대한 열린 태도에서 옵니다. 저에게 그것은 피로를 느끼지 않고 앞으로, 더 멀리 나아가게 하는 한껏 고조된 추진력입니다. 우주의 힘과 제 손이 조화를 이루어 생각이 새로운 작품으로 물질화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작품의 재료나 제작기법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전통 재료를 활용하되 제가 스스로 구축한 고유한 기법이 있습니다. 장식을 위한 재료도 직접 조제하고, 소성은 장작가마를 선호합니다. 이 방식을 오래 써 왔지만 늘 새로운 탐구와 실험의 여지가 있으며, 그 과정에서 종종 예기치 못한 놀라운 결과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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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야 제일랴는 레제크네 응용미술학교Rēzeknes Lietišķās mākslas vidusskola에서 수학하고, 라트갈레의 도공인 스타니스라브스 빌차스Staņislavs Vilcāns의 작업실을 방문한 경험을 계기로 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1980년대 초 다우가프필스 도예가 그룹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1986년 라트비아 민속공예 명장Tautas daiļamata meistars 칭호를 받았다. 1996년부터 도예 스튜디오 ‘라트갈레’를 이끌며, 지역의 도자 문화를 세계 무대에 알리고 수많은 제자를 양성했다. 그녀의 작품은 유려한 주름과 자연의 질감이 어우러진 조형미로 알려져 있으며, 흑회색·청색·적색의 미묘한 유약층이 만들어내는 깊이감으로 시적인 자연 풍경을 구현한다. 2018년 다우가프필스 시로부터 ‘올해의 문화상’(Daugavpils pašvaldības “Gada balva” – kultūras nominācija)을 수상했다.
사진.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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