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0. 24. ~ 11. 9. 온양민속박물관 구정아트센터
도구, 삶을 지속하는 기술
“기술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을 향한 믿음이지요. 그들은 기본적으로 훌륭하고 똑똑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도구를 제공하면 분명히 멋진 일을 해낼 것입니다.” _ 스티브잡스

전시 전경
흙으로 그릇을 빚거나 짚으로 신을 엮거나 한 땀 한 땀 바느질해서 옷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도구는 손이다. 무엇이든 손에 닿으면 어느새 유용한 물건으로 탈바꿈된다. 정확한 치수를 재거나 형태에 맞춰서 재료를 자를 때, 거친 부분을 다듬거나 더욱 섬세한 작업이 필요할 때에는 도구를 만들어서 사용하였다. 도구는 작업자에게 있어서 신체의 연장이었다.
온양민속박물관은 개관 47주년을 기념하여 《Life Practice: 공예도구》 전시를 개최하였다. 본 전시는 박물관 설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집한 도자, 금속, 나전, 목공 등 장인들이 사용하던 ‘공예도구’와 오늘날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도구를 또 다른 용도로 재해석한 ‘도구용도구道具用 途具’를 함께 선보였다. 전시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며 인간이 도구를 사용하면서 환경과 관계 맺어 온 근본적인 삶의 방식을 다시한번 살펴보고 나아가 공예를 단순히 제작 행위가 아닌 우리 삶을 지속시키는 실천방법으로 새롭게 모색해 보았던 전시이다.

중앙홀 전시장내부
공예도구는 공방과 장인을 중심으로 지역에서 얻은 재료와 전통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것을 아름답고 쓸모 있게 만들어 주었던 공예도구는 대부분 대장간에서 제작되었는데 ‘대장간’은 ‘대장大匠’과 ‘간間’의 합성어로, 뛰어난 기술을 지닌 장인이 작업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불과 쇠를 다루는 과정은 인내와 집중을 요구하며, 숙련된 경험이 필요하다. 대장장이는 지역에서 얻은 재료를 가지고 필요한 도구를 제작하거나 수리하며, 우리에게 물건을 소중하게 다루는 문화를 만들어 주었다. 마을 중심마다 자리했던 대장간은 지역 사회의 생산과 소비가 순환되는 공간으로 ‘적게 만들고 오래 쓰는 삶’을 실천하였다. 그러나 대장간은 산업화 이후 기계화된 대량 생산 체계가 확립되면서 급격히 해체 되었고, 대장간을 비롯한 전통 공방 또한 점차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사용의 축적을 통해 각 지역이 지닌 문화적 다양성과 지역적 특색이 담긴 장인의 고유한 손 기술은 자연스레 사라지게 된 것이다. 현대 사회가 과거의 대장간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필요 이상의 생산을 지양하고 자원의 낭비를 최소화하는 구조는 오늘날 지속 가능한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와 맞닿아 있다. 고쳐 쓰는 생활과 태도, 소규모 맞춤형 생산, 윤리적 소비 등 오늘날 우리가 실천하고 해결 해야 될 과제를 조금씩 풀어간다면 개인의 생활을 넘어, 사회 전반의 소비문화와 가치관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양영완 「Fan Tray」 선풍기 커버, 변기솔 스탠드, 선풍기 커버와 욕실용 수세미 보관통을 결합해 만들어 과일이나 작은 소품을 보관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 2016
사진. 온양민속박물관 제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6년 1월 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온라인 정기구독 포함)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로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