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5. ~12. 5. APMA CABINET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

갤러리LVS에서 영국 도예가 제니퍼 리Jennifer Lee의 국내 두 번째 개인전을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 APMA 캐비닛에서 개최했다. 제니퍼 리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2018년 로에베 공예상 위너를 수상했고, 버나드 리치Bernard Leach, 루시 리Lucie Rie의 계보를 잇는 영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으로 평가된다. 제니퍼 리는 슬로우 크래프트Slow Craft를 지향하고 있어 1년에 10~12점 내외의 작품만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의 작은 그릇은 계속해서 몇 번이고 반죽되고 성형되는 과정을 통해 오랫동안 만들어지며 이는 도자 그릇의 형태를 초월하여 한 인간의 경험과 역사가 어떻게 손으로 표현되는지를 흙, 물, 불의 자연적 재료만으로 보여준다.

제니퍼 리가 사용하는 흙은 30~40년간 직접 만들고 모아 온 점토 아카이브에서 골라 사용되며, 이 흙 안에는 수많은 자연을 마주한 경험을 통해 채집한 유기 물질들이 섞인 채 긴 시간이 지나 고유한 반점, 띠 모양으로 나타난다. 1년 동안 반죽한 흙과 30년 동안 반죽한 흙은 시작의 순간에는 같을지라도 서로 다른 생을 살아 불을 만나는 순간 달라지기 때문에 모든 작품들은 ‘시간’ 그 자체다. 특히 2018년 로에베 공예상 위너 수상작은 30년 동안 숙성하고 반죽한 흙으로 만든 작품으로, 유한하고 한정적인 재료를 통해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무한한 세월의 흐름과 자연 변화, 장인 정신을 담아 화제가 되었다.
제니퍼 리의 작품은 전통적인 도자 제작 방식인 핀칭과 코일링을 사용해서 손으로 형태를 쌓아 올려 만들어지며, 유약 대신 점토에 산화물을 섞어 도자의 색과 톤이 도자기의 표면과 내부에서 조화롭게 이어지도록 만든다. 손으로 점토를 꼬집어서 만드는 핀칭 기법 과 점토를 층층이 돌려가며 쌓는 코일 링 기법을 통해 점토에 섞인 산화물이 시간의 흐름과 손가락이 지나가는 자리, 코일링의 방향 등에 영향을 받아 색이 퍼지는 흔적이나 얼룩, 줄무늬를 직접 조절하여 그릇에 어울리는 무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만든다.

사진. 갤러리LV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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