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지면은 경기도자미술관의 소장품을 소개하는 꼭지입니다. 사진 한 점을 통해 기법이나 표현방식, 주목받은 이유 등 다각적으로 살펴보며 과거의 물상과 이야기를 탐험하고자 합니다.
주세균 JU Sekyun
「트레이싱 드로잉 시리즈 #2021-1」 115x30x215cm | 한국 | 2020
2021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전 은상
주세균은 직접 물레를 차서 만든 도자 위에 전통적 가치가 있는 유물의 이미지를 연필, 분필 등으로 그려 작품을 제작한다. 「트레이싱 드로잉 시리즈 #2021-1」은 미디어에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유물의 문양을 작가의 기억과 직관을 기반으로 재현한 것이다. 작가가 예술의 재현과 실제의 이미지와의 간극을 의도적으로 발생시킴으로써 관객에게 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현대인이 느끼는 불안감’이다. 이렇게 생성된 현대인의 불안감을 작품 속에서 불연속적인 패턴으로 형상화한다. 예술적 창조의 힘은 항상 우리의 곁에서 존재하지만 그 가치의 소중함을 쉽게 잊어버리는 ‘전통’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재현 방식을 통해 비판적 수용과 현대적 이미지를 계속해서 실험해 가고 있는 작가이다. 1,150도의 가마에서 단벌구이를 거친 도자기 위에 연필, 분필로 문양을 그린 후 코팅 과정을 거쳐 작품을 완성한다.
낸시 블럼 Nancy BLUM
「연꽃 연못」 300×230×40cm | 미국 | 2003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작가 낸시 블럼은 주로 꽃을 소재로 한 드로잉과 대형 설치 작품을 선보여왔는데 「연꽃 연못」은 2003년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기획전인 《세계현대도자전》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작품이다. 꽃잎은 자기 점토를 사용해 손 성형했으며, 꽃의 중심 부분은 브론즈 캐스팅으로 만들어졌다. 연꽃은 더러운 진흙 속에서 자라며 그 속을 뚫고 나와 크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특성으로 오랫동안 고결, 환생, 부활, 순수, 풍요로움, 여성 생식의 상징으로 사랑받아 왔다. 작가는 수 세기에 걸쳐 동서양 문화권에서 사용 되어 온 연꽃에 대한 종교적, 문화적 상징성에 경의를 표하며 그 역사적 맥락 속에서 작품을 만들었다. 지름 50cm부터 75cm까지 다양한 크기의 연꽃이 피어난 벽 설치작품으로 자기처럼 단아하면서 브론즈처럼 강인한 생명체를 표현하고 있다.
마릴린 레빈 Marilyn LEVINE (1935~2005)
「페기의 상의」 88×47×17cm | 캐나다 | 1990
「페기의 상의」, 「스탤론」은 자신의 생활 주변에서 사용하는 사물을 흙으로 표현한 도자 작품이다. 캐나다 작가인 마릴린 레빈은 가죽을 극사실적으로 표현한 작품들로 잘 알려져 있다. 사용자의 흔적을 주름으로 남기고 마모된 부분은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는 가죽의 특징에 주목했다. 그리고는 흙을 사용하여 사용자의 흔적이 담긴 가죽을 재현한 것이다. 이 작품은 시각적인 요소와 촉각적인 요소를 중심으로 의식과 무의식, 지각과 현실, 실재와 비 실재, 용도와 무용성, 영원성과 비 영구성 등 상반되는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브루스 테일러 Bruce Taylor
「기름병」 55×52×43cm | 캐나다 | 2019
브루스 테일러는 미니멀리즘의 형식과 음악적 개념을 작품에 교차시킨다. 그의 작품은 형태적으로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기본적인 형식과 구조를 따르지만, 표면에는 리듬, 반복, 즉흥적 연주와 같은 음악적 개념에서 영감을 받은 것들을 배치하여 장식한다. 도자의 기능과 조형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기능성을 보여주는 단순한 ‘기器’ 형태를 기본 구조로 삼아 표면에 장식성을 더한 작품들은 ‘기’라는 사물에 대한 관습적 시각을 우회시키고 기능의 영역을 벗어나 조형적 변용에 대한 사고로 확장됨을 보여준다.
글·사진. 경기도자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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