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마미술관 기획초대전
설숙영 《Mystery & Memories》
4. 11. ~5. 11. 쉐마미술관
작가 설숙영은 단국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전통도예를 전공하고 개인전 및 초대전 17회, 단체전 200여 회를 참여하고 미국, 독일, 모나코, 중국을 비롯한 국내외 아트페어에 26회 참가했다.
2023 국토해양환경국제미술대전 종합대상 국회의장상, 2022 세계평화미술대전 종합대상 문체부장관상을 수여했다. 관악현대미술대전, 계양미술대전 심사위원, 세종융합예술대학원 초빙교수를 역임하고 현재는 한국미술협회, 한국도자인협회, 안양공예가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은 Zibo 도자박물관, 북경극중도자박물관, 양구백자박물관, 미국 칼슨시청, 헤리티크 제주, 이치경영연구소, 덕연인문경영연구소, ㈜설앤리, ㈜유니스캔, ㈜BigSkyGlobal, ㈜한도, 범계로데오RealEstate, BIUMCAFE, 쉼 Nail Art 등에 소장되어 있다.
도자 조형(회화)의 독창적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설숙영의 예술은 항상 변화하며 조화를 이루는 세계로서 우주처럼 이상야릇하고 신비롭기도 하다. 이는 심도 있는 감성에서 발현한 것으로, 여기에는 매 순간 번득이는 미적 감흥이 필요하다. 작가는 내면에 잠재된 심층적 감흥을 제약 없이 표출시 킴으로써 지극히 우연적이면서도 고정적인 개념이나 조형적 틀에서 벗어나 인간 본연의 감성에 충실하면서 조형적 감정을 승화시켜 왔다. 세계 속에 존재하는 진리를 표현하기 위해 우연성에 흥미를 느끼며, 흙과 유약, 결정유 혹은 옻, 금, 자개, 안료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세라믹의 물성을 실험하였고, 고온 혹은 저온의 온도에서 자연스럽게 소성시키면서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조형적 현상과 효과에 많은 관심을 가져온 것이다.
「Memories」 21×21cm | 세라믹도판, 크리스탈결정유, 융복합(나전)
작가는 이러한 일련의 현상에 의해 표현된 작품들을 자연이 주는 또 하나의 소박한 미적 표상이라 인지하며, 참된 세계와의 교감 혹은 오로라, 판타지, 유니버스 등의 투명하고도 신비한 현상에 매료됐다. 이는 조응照應을 통해 교감한 결과로써, 세상을 지탱하는 우주일 수도 있고, 천 ·지 ·인의 조화일 수도 있으며, 빛의 운용과 같은 환원과 확산, 투명과 불투명의 교차 상태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오랜 세월 동안 자연과 우주의 신비를 마음에 품고, 이를 감성적으로 표출하고자 최선을 다한 작가의 작품은 매우 오묘하며 근원적이다. 물고기, 곤충, 연잎, 꽃 등을 소재로 하거나, 아메바의 원형질 같은 이미지, 오로라나 별, 우주의 빛 같은 광활함이나 신비함이 잠재된 이미지를 활용하기도 하지만, 그 저변에는 세계 안의 존재로서 근원적 본능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본능은 곧 인간 자체에서 발산되는 감성적 에너지이자 초인 같은 예술가적 힘이라 생각한다.
「Interstellar」39x39cm | 세라믹도판, 크리스탈결정유, Mixed Media
이처럼 매우 예민한 시각적 성향과 오감에서 이루어지는 감각적 제작과정은 여느 작가에게서는 보기 힘든, 설 작가만의 고유영역이라 할 수 있다. 독특한 감성으로 고온과 저온의 열을 활용하여 완성한 작품에는 마치 새로운 세계가 존재하는 듯하다. 열에 의한 환원과 확산의 작용은 예측할 수 없는 이 미지를 탄생시키며, 투명과 불투명이 공존한 환원적 일자一者로서의 신비스러움을 함축한다. 투명과 불투명의 환원적 일자는 흑암 속에서 스스로 빛나는 빛과 같은 존재이며, 우주 자연의 신비이자 근원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신플라톤주의자였던 플로티노스Plotinos는 빛을 우주와 만유의 근원이자 유일 존재로 생각하였다. 작가는 이러한 상서로운 빛으로부터 도출된 우주의 신비에 원시시대부터 사용해 온 토기를 굽는다는 개념을 대입함과 동시에, 물감을 사용하여 그리는 것과 더 나아가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의 주장과 동류인 현대의 복제기술, 프린팅 사진기술에 이르는 혼성적 조형성을 기저로 다양성과 공유성을 확보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하였다. 그의 작품 「Memories」, 「In the garden」 등은 자신의 창작품을 촬영하고 재프린팅하여 순금과 기타 안료 등을 활용해서 도자기를 굽듯 소성시킨 것이며, 현대 복제기술과 프린팅을 통해 감상자가 독창적 문양 등에서 추출된 다양한 아우라를 인식하도록 해준다. 이처럼 독창적 문양으로 혼성적 조형성을 지닌 다양성의 공존은 기존의 아우라를 붕괴시키기도 하면서 새로운 이미지와 아우라를 보여주는데, 이는 우리 시대가 추구하고 기대하는, 즉 동시대의 예술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비록 동시대의 예술일지라도 작금의 국내외 많은 작품은 아쉽게도 독창성 보다는 단순 모방이나 조형적 이미지의 변용과 차용 정도에 머무르는 경우가 적지 않은 듯하다. 반면에 작가는 앞서 언급했듯이 동시대라는 현대성이 자연스럽게 담긴 자신만의 독특한 표현 기법과 관점으로 새롭고도 실험적인 조형을 펼친다. 물감은 물론이고 금, 크리스털, 세라믹, 나전, 프랙털, 프린팅, 옻, 가마 등을 사용한 열처리 등 다양한 기법과 재료를 활용하여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발현하고자 한다. 때로는 오랜 세월 친숙한 나비, 벌, 금붕어, 연꽃, 연잎, 수박, 맨드라미, 잠자리 등을 그려 감상자들과의 교감을 시도한다. 특히 「in the Garden」 등의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작가는 영롱하고 투명한 색채를 신비스럽게 펼쳐낸다. 이는 그동안 많은 창작적 노력과 시행착오가 있었음을 의미한 다. 그러기에 작가가 구사하는 색감과 비형상적 혹은 반추상적 형태는 보석 같은 영롱함과 찬연함을 함축한 채로 비밀을 머금은 우주처럼, 다채롭고 오묘한 오로라처럼 빛을 발한다. 어두움의 표현에도 전혀 탁색을 노출하지 않는데, 바닷속 깊은 곳에 늘 푸를 것만 같은 청명한 색채를 구사하는 「그 시간의 기억」은 너무 맑아 물고기들이 더 이상의 좋은 장소를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혼합재료에 의해 좀처럼 보기 드문 원형 삼각 구도를 바탕으로 구성된 세 마리 물고기의 모습은 마치 춤추는 인어들처럼 동적이며 아름답다. 이로 인해 감상자들은 상쾌함, 만족감, 행복감 등을 느끼게 될 것이다.
「Memories」70x55cm | 세라믹도판, 크리스탈결정유, 융복합(나전)
사진.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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