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지면은 경기도자미술관의 소장품을 소개하는 꼭지입니다. 사진 한 점을 통해 기법이나 표현방식, 주목받은 이유 등 다각적으로 살펴보며 과거의 물상과 이야기를 탐험하고자 합니다.
글·사진. 경기도자미술관 제공
고희숙 KO Heesook「White line 2019」 Ø29×h13cm | 한국 | 2019
고희숙은 슬립캐스팅Slip casting기법으로 백자를 제작한다. 슬립캐스팅은 석고틀 안에 액체 형태의 점토인 슬립Slip을 사용하여 붓고 덜어 형태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백자 슬립이 석고틀 안에서 흡수 되어 서서히 굳어지며 단단한 형태를 만드는 과정에 매료되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슬립이 틀 안에서 굳어 기형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의 시간을 물의 형상으로 표현하였고, 탈형을 한 기물에 다시 물레성형을 하여 수공적 요소를 더했다.
김문경 KIM Munkyung「변형_진행중 (기형15_사과 / 기형15_호박)」
40×35×53cm, 40×40×20cm | 한국 | 2017
작가는 주로 식물이나, 과일, 채소 등의 대상을 사실적인 묘사가 아닌 의도적인 과장이나, 왜곡적 변형을 통해 표현한다. 축 늘어진 커다란 사과, 과장된 크기로 철망에 갇힌 호박은 일상적인 것의 이탈과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게 하는 시각 등 초현실적인 표현에 따른 상상의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이는 실재와 허상, 가상과 현실 등 상반적 개념들을 통한 현실적 존재에 대한 인식의 환기를 가져오며 보는 이에게 다층적 해석과 시각적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매트 웨델 Matt Wedel「결실結實의 풍경」 162×177×159cm | 미국 | 2017
매트 웨델은 도자예술 작업을 통해 그 본질을 이해하고 있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도자매체 재료의 고유한 특성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준다. 자연 물체에서 영감을 받아 유연하고 복잡한 형태의 작품을 만들며, 때론 놀라운 규모로 제작한다.
<결실의 풍경>은 눈에 익숙하면서도 낯선 자연의 이중적인 이미지와 도자예술의 예측불허한 프로세스를 상기시키며 놀라움을 전한다. ‘익숙하지만 낯선’, ‘의도와 우연성’, ‘불가항력’ 등 이러한 이중성은 그가 창작물에서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숨겨진 측면을 포착하게 하는 의도에서 비롯한다.
정재효 JUNG Jaehyo「움직이는 점」 48×9×46cm | 한국 | 2022
정재효는 전통적인 분청 기법을 바탕으로 추상적 표현이 돋보이는 분청 작업을 한다. 영남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작가로서 지역의 정서와 특색, 재료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표현이 살아있다.
김해흑토와 산청사토와 같은 어두운 흙을 사용하여 그 판을 쌓아 단순하게 기형을 변형 시킨 후, 표면에 음각 기법을 이용해 사각형의 점을 툭툭 찍어 넣는다. 그 다음, 화장토를 분장하여 거침과 정교하지 않은 대담함이 드러난다.
이렇듯 특색 있는 재료와 기하학적인 점들이 비정형적이고 역동적인 움직임이 담긴 작품은 생동감과 거침없는 자유로움, 강한 운동감으로 현대적인 분청을 전한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5년 4월 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온라인 정기구독 포함)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로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