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 「고구려 불꽃모양 장식 금관 高句麗火焰形裝飾金冠」 고구려
높이 15.8cm, 지름 19.5cm
한민족은 고조선의 강력한 제국을 형성한 시기에 태양을 숭배하고 제천의식을 통해서 천제를 지내며 오천 년 역사를 이어 온 동북아시아의 핵심 민족이다. 한민족이 태양을 숭배한 증거는 「거친무늬 청동거울」, 「비파 모양 동검」 등 여러 종류의 고조선시대 유물에 새겨진 무늬로 잘 나타나 있다. 태양숭배 사상은 고조선 이후에 부여국이나 고구려, 백제를 통하여 계속 전승되었고 불꽃무늬로 승화되었다. 고구려 금관의 불꽃장식은 고조선의 전통사상을 이어받은 것이다. 현존하는 금관은 4세기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구려 금관을 포함하여 주로 5세기~ 6세기에 제작된 신라, 가야 금관이 남아있는데 모두 10점이 전해지고 있고 금동관, 청동관, 은관을 포함하면 약 100여 점이나 된다. 반면에, 중국이나 일본은 고대에 제작된 금관이 한 점도 없는 실정이다.
고구려 무덤은 돌로 쌓아 만든 돌방의 형태로 도굴에 매우 취약하여 고구려 멸망 이후 근대까지 약 1400여 년 동안 끊임없이 훼손되어 왔다. 왕릉급 무덤은 미 도굴 상태로 발굴된 사례가 단 한 차례도 없었으며, 여러 세대에 걸쳐 도굴된 후 간신히 남겨진 유물이 일제강점기의 혼란기에 재차 도굴되는 상황이었다. 이런 와중에 일제강점기 평안남도 간성리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하는 「고구려 불꽃모양장식 금관」의 존재 의미는 매우 크다. 사진1)
이 금관은 일제강점기 고미술품 거간꾼인 ‘西原隆成’의 명함(뒷면 묵서: “江西郡 普林面 杆城里 金冠”)과 동반 출토된 것으로 보이는 금귀고리 등 여러 점이 박선희 상명대학교 교수에 의해 처음으로 논문발표 되었다. (2011년, 백산 학보 제90호)
이 금관의 기본형식은 관테에 두 종류의 불꽃무늬 세움 장식 7개를 세워 붙인 전형적인 삼국시대 금관 양식으로 1950년대 평양의 청암리 절터에서 출토된 「고구려 화염문 금동관」과 같은 모양이다. 금관 테에는 7엽의 꽃 16과를 일정한 간격으로 새겨 넣었고 38개의 달개 장식을 달았다. 불꽃무늬의 세움 장식에는 202개의 달개 장식을 달아 모두 242개의 달개 장식으로 화려하게 치장하였다. 달개 장식은 금관이 움직일 때마다 따라 움직여서 빛을 여러 방향으로 내게 하여 마치 활활 타오르는 불꽃의 움직임을 표현하게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사진2~4)
금관의 세움 장식인 불꽃무늬는 고구려 벽화고분에도 많이 등장하는데 특히, 서기 408년(광개토태왕 18년)에 조성된 덕흥리 벽화무덤의 불꽃무늬 장식과 거의 유사하다. 이 무덤의 불꽃무늬는 태양과 일맥상통하고 고대 왕국의 태양 숭배 사상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인간의 내재적인 공통된 신앙으로 세계 여러 곳에서 자리 잡았으며, 태양의 불멸사상과 생명의 근원이라는 공통적인 의식이 작용하였다.
사진2) 달개장식
사진3) 불꽃모양 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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