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1. ~4. 6. 알부스 갤러리
BON VOYAGE
이번 전시는 아뜰리에 유지의 첫 단독 전시로, 이천도자예술마을에서만 만나볼 수 있었던 작품을 선보였다.
ⓒAlbus gallery
아뜰리에 유지는 도자기를 만드는 조유연, 그림을 그리는 김지은에서 지어진 이름으로 부부가 함께 작업하고 있다. 두 작가는 프랑스에서 조형예술을 공부하며 김지은은 그림을, 조유연은 텍스타일 분야에서 활동을 이어오다, 우연히 접한 도예에 매료되어 현재는 이천 작업실에서 흙을 만지고 그림을 그리며 작품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유기적인 형태와 은은한 색감을 띠는 아뜰리에 유지의 작품은 조유연이 직접 흙을 배합하고, 김지은이 그 위에 그림을 그려낸다. 담백한 형태와 자연을 닮은 질감이 김지은의 그림과 만나 균형과 조화를 이룬다. 흙 위에 펼쳐지는 산책길 풍경, 생생한 계절의 변화, 시간의 흐름은 마치 그림일기처럼 일상과 감정을 담고 있다. 특히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서커스는 이전부터 김지은의 작업의 주요 모티프로 사용된다. 작가는 대담하고 아슬아슬하게, 때론 화려하지만 비밀스럽게 묘기를 부리는 곡예사의 모습이 우리가 사는 모습과 닮았다고 말한다.
《BON VOYAGE》전은 아뜰리에 유지의 이천에서의 여정을 마무리 하는 전시로, 그동안 제작한 80여 점의 도자기와 드로잉을 감상할 수 있다. 도자기 작업은 미세한 요소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결합하고 완성되는 우연적인 산물이기에, 예상 밖의 결과물을 마주하는 것이 마치 여행 같다는 아뜰리에 유지. 이번 전시가 모두에게 작고 따뜻한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 Bon Voyage!
「서커스 하는 사자」 ⌀21×3.5cm | ceramic painting | 2021 ⓒAtelier Yuji
아뜰리에 유지 인터뷰
― 두 분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며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 김지은입니다. 경기도 이천에서 도자기 작업을 하고 있는 조유연입니다. 김지은 작가의 남편이기도 합니다.
― 대학 졸업 이후 7년간 프랑스에서 지내셨는데요, 귀국 후 아뜰리에 유지로 활동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 프랑스에서 텍스타일 일을 했던 남편이 우연히 3개월 정도 도자기 작업을 하며 흥미를 느끼더니 "우리 2년만 도자기 해볼까?" 해서 시작한 게 2017년 늦가을이었어요. 종이 대신 흙 위에 그림을 그리면 재밌을 것 같아 저도 동의했고요. 그렇게 이천 작업실을 구해 지금까지 작업하고 있습니다. 그때는 도자기가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걸 몰랐기 때문에 용감했던 것 같아요. 도자기는 어려우면서도 재밌어요. 그래도 둘만의 작업실에서 전보단 심적으로 편안히 작업하고 있어요. 많은 사람을 만나기보다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산책하고 고양이도 키우면서 자연스레 그림의 소재도 일상 속 식물과 동물 이야기가 더해졌어요.
― 작업하시면서 따로, 또 함께 어떻게 작업하시나요?
조. 도자기는 미세한 것들의 상호 작용이 결합하여 완성되는 우연적인 산물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 점에 많은 흥미를 느껴요. 그래서 무엇을 만들지 보다 어떻게 작업 해야 할지 생각하고 어느 정도 규칙을 정리해 작업해요. 예를 들면, 재료는 가능한 한 자연에서 직접 수집할 것, 결과물은 잔잔한 텍스처를 지닌 단순한 형태와 색감으로 자연스러울 것, 쓰임이 있든 없든 크게 상관하지 않을 것 등이에요. 특히 아내의 그림을 위한 작업을 할 때면, 더 세심한 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에 작업 시작부터 함께 상의하곤 합니다.
아뜰리에 유지 도자기 제작 과정 ⓒAlbus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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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지은(b.1974)은 일상의 이야기를 종이와 흙 위에 그려낸다. 2017년에 우연한 계기로 도자기를 접한 뒤, 남편 조유연과 함께 아뜰리에 유지로 활동하고 있다.
대학에서 섬유미술을 전공하였고, 2004년부터 2010년까지 프랑스에서 생활하며 파리 AICP (Académie de Coupe de Paris)에서 의상을, 파리 8대학 대학원에서 조형예술을 공부했다. 텍스타일 디자인과 소잉 드로잉, 회화, 설치 작업을 해왔으며, 1999년 종로 갤러리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Welcome to my world!》(도로시 살롱, 2015), 《서커스》(도로시 살롱, 2017) 두 번의 개인전과 이외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작가 조유연(b.1972)은 동양적인 정서와 정제된 미니멀한 형태, 은은한 톤의 조화를 바탕으로 실용적이며 담백한 물건을 만든다. 손에 닿는 질감과 형태의 균형을 고려하며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다.
파리 8대학 대학원에서 조형예술을 공부했으며, 다년간 텍스타일 산업에서 패브릭 제품 개발자 및 마케팅 매니저로 일한 경험이 있다. 2017년부터 아내 김지은과 아뜰리에 유지로 도자기 작업을 하며 도예가로 활동 중이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5년 4월 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온라인 정기구독 포함)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로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