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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월호 | 전시리뷰 ]

주세균《다시 세워지는 세계들 Worlds, Standing Again》_2025. 9. 6. ~10. 31
  • 한경혜 한향림도자미술관 학예팀장
  • 등록 2025-12-01 16: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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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6. ~10. 31. 한향림도자미술관 


현대도예의 하이브리드 영역 간 결합의 상상력


현대도예의 하이브리드Hybrid - 힙 트레디셔널 세라믹Hip Traditional Ceramics

현대도자예술, 곧 현대도예는 전통적 개념의 도자기의 영역을 넘어선지 오래이며, 이미 포스트모더니즘적인 변화를 거쳐 이제는 미래를 향해 물음표를 던지는 빠른 변화와 성장의 흐름 속에 있다.1)

한향림도자미술관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에 걸쳐 현대도예의 다양한 흐름 가운데 ‘하이브리드와 디지털’이라는 주제로 작가들을 발굴하고, 작품 제작을 지원하며 이와 같은 주제로 전시를 기획해 왔다. 이번 전시 역시 현대도예가 지향하고 발전해 나아가는 다양한 변화 속에서 하나의 디딤돌이자 그 변화를 이어 주는 가교역할을 하고자 마련한 전시였다. 


「픽셀 카트리지」 600×250×200cm | 철제 비계 파이프, 고정 클램프, 방부목, 타일, 

모래주머니, 작업등, 실리콘 캡 | 2025


지난 9월 6일부터 10월 31일까지 한향림도자미술관 제 2전시실과 특별전시실에서 개최된 ‘힙 트레디셔널 세라믹(사업명)’ 《다시 세워지는 세계들》 주세균 개인전은 전통과 현대 도예에 대한 담론을 열고자 하였다. 이번 전시는 경기도와 파주시에서 지원하는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기획, 진행되었다. 이 전시에 초대된 주세균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전통과 현대, 도자와 회화, 조각, 설치, 영상, 아날로그와 디지털, 외부와 내부, 그리고 서로 다른 재료들의 혼합 등 다양한 영역 간의 하이브리드를 통해 작가의 예술세계를 보여주었다. ‘하이브리드hybrid’는 본래 생물학 분야 에서 사용되던 개념이 인문학 영역으로 확장되어, 서로 다른 분야를 넘나들며 이분법적 분리가 아닌 각 영역을 ‘결합’하는 의미를 내포한다. 이러한 ‘결합의 원리’는 ‘예술작품의 상상력’을 부여하는 중요한 속성이 된다.

“오늘날의 형식 구조로 말하자면 하이브리드는 일종의 결합 네트워크를 뜻한다. 그러므로 포스트모더니즘이 주체와 중심을 해체시키고 타자를 존재론적으로 수용하면서 무한히 서로 분리되고 갈라지며 다양한 가치를 정당화시켰다면, 포스트모더니즘에서 논리적 자양분을 얻는 하이브리드는 차이를 창의적 에너지로 삼는 역발상 전략으로 새로운 결합을 모색한다. 이것이 바로 상식을 깨고 새로운 문화의 패러다임을 형성해 내는 하이브리드의 결합 논리인 것이다.” 2)

주세균 작가의 작품세계는 ‘규범과 사회적 정의, 기준의 불완전성’이라는 개념을 예술적으로 탐구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재구성한다. 이러한 경향은 ‘하이브리드적인 속성-자기 조직화’ 라는 개념과 일맥상통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하이브리드의 ‘자기 조직화Self-organization’3) 란 각 영역의 요소들이 서로 작용하며 변화와 질서를 형성해 내는 속성을 말한다.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전복, 차용, 병합을 거쳐 끊임없이 새로운 규범과 정의, 기준을 재구성하며, 이 과정을 하나의 순환적 구조로 구축하고 그 구조가 만들어내는 의미를 탐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 《다시 세워지는 세계들》에서 외부 세계 – 매개 장치 – 내부 세계라는 구조를 설정하였다. 이러한 구조는 마치 외부 세계 곧 사회의 규범적인 틀, 그리고 그것을 이어주는 매개가 되는 예술, 그리고 이 모두를 투영하는 작가의 내면세계로의 연결, 이 순환이 예술의 현상학이나 사회학적인 해석까지도 연상하게 한다. 작가는 외부 세계로부터 받는 자극과 영향을 상징화하여, 예술의 영역을 통해 매개로서 투사하고, 이것을 그의 내면세계의 거울처럼 반영하는 듯하다. 


「부드럽게 더 부드럽게 2025-3」 35.3×35.5×60cm | 테라코타, 석고, 몰탈 | 2025


도자예술, 현대미술로의 확장

주세균 작가의 작품세계는 크게 3가지 흐름의 양상을 띤다. 「트레이싱 시리즈 Tracing Series」, 「텍스트 화병 Text Jar」, 「노셔널 플래그 Notional flag」, 그리고 올해 많은 신작으로 선보인 「부드럽게 더 부드럽게 Softly even Softer」 시리즈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앞서 언급한대로 여러 영역을 넘나들고, 다양한 소재 표현을 통해 물질성에 대한 순환 구조를 진지하게 보여주려고 한다. 그 가운데 도자라는 요소가 그의 작품세계의 중심 자리에 위치한다. 도자에 대한 순수한 탐구에 서 더 확장되어 매개로서의 도자, 예술의 장Field으로서의 도자를 다루고 있으며, 이는 도자예술과 현대미술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것이다.


「부드럽게 더 부드럽게 2025-1」 26x30x25cm | 테라코타, 석고, 몰탈 |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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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듀얼 브레인 DUAL BRAIN, 저자: Ethan Mollick, 출판사: 상상스퀘어, 2025, p172, 참조

2) 김연순,「현대문화와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컬쳐』, 커뮤니케이션북스, 2008, p.10, 인용

3) 하이브리드미래문화연구소, 『하이브리드 스펙트럼_진화하는 문화의 속성들』,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2012, p.52, 참조



사진. 한향림도자미술관 제공, 박우진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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