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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유번조에 거침없이 불을 당기는 도예가 - 김대웅 편집부 2009-06-13 12:52:00

자연을 모티브로 이루어진 작업들
지난 달 서울 안국동 갤러리담에서 열린 전시의 주제 《인연nature》은 일상의 과정과 자연의 섭리가 인연의 과정에 서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그동안 ‘결’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돌이나 나무 등 자연의 형과 색을 표현해왔고 그에게 있어 자연은 끝없는 모티브의 제공과 모방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자연의 형과 색에서 나아가 자연과 내가 하나의 고리 안에 있음을 응시하며 꽃, 이끼, 조가비 등의 생명체 길을 따라 가는 ‘짠한 내면적 성찰의 시간’을 담게 되었다.
작품 표면의 돌기는 이끼, 꽃 등 원시적인 생명체라고 인식한 것을 형상화한 것이다. 충남 태안에 있는 양승호 스승의 작업실에서 수련하던 당시, 기존의 생각과 관념들을 탈피하게 되었다고 한다.
“천혜의 자연이 있었던 태안은 해안가의 갯바위를 비롯해 소라도 있고 다리많은 벌레라든가 삼엽충처럼 생긴 벌레들도 많아요. 관념적으로 꺼려지는 것들이지만 생활로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거죠. 이것들이 없어서는 갯바위가 존재하지 않게 된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그 자체가 삶의 아름다움이고 어떤 것보다도 소중한 것이 되는 것”이라고 전한다.
돌은 돌이었고 이끼는 이끼였는데 모든 게 하나처럼, 즉 둘이지만 하나인 것처럼 다가왔다. 저마다 다른 시간대와 향기를 담고 있고, 한편으로는 모든 작품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또 미묘하게 다르다. 김대웅만의 감성이 고스란히 녹아있어 「인+연」, 「stone flower」, 「wave」, 「샘」, 「봄의 바라봄」 등 작품과 제목이 어색하지 않게 들린다.

“바다의 길을 이해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크고 작고 무질서하게 놓여진 갯바위 사이에서 생명체를 발견하기란 처음엔 영 쉽지가 않다가 그들의 길을 이해하게 되면 쉽게 발견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여러 형태의 갯바위에 길을 따라 각자 자신의 몸을 맞추고 나열을 달리한 모양이 원래 하나의 존재처럼 보여진다. 곧 바위는‘인’이 되고 조가비나 이끼는‘연’이 되어 인연을 이루니 그것이 자연이 된 것이다. 자연이 나에게 경이롭게 다가오는 것은 돌 하나 작은 생명 하나하나가 그 인연의 길 위에 놓여 있기 때문일 것이다.”

숱한 생각들이 작업노트에 그대로 나타난다. 그 자신은 특별한 작업스타일을 고집하지 않고 환경에 따라, 급변하는 심적 욕구에 따라 변화무쌍하다고 믿고 있지만 보는 이들에게는 김대웅만의 체취가 뭍어나는 듯하다. 그래서 혹자는 ‘흙을 다스리고자 하는 주체할 수 없는 힘찬 에너지가 넘친다’고 말하기도 하고, ‘자연이 담겨 편안함을 가져다 준다’라고 이분법적으로 반응한다. 흙덩어리를 꼬거나 짓이겨 판장의 형태를 만든 다음 이것을 휘감거나 이어붙여 일차적인 형태를 만든다. 그리고 나서 생각한다. 무엇이 될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아무래도 생각을 하다보면 관념적이거나 습관적 표현법이 들어가기 마련. 이후부터 그의 작업방향에서 그 체취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분해하거나 뒤집거나 던져 눕혀 비로소 손과 발과 머리가 분주해지고 어떤 것은 항아리가 되고 어떤 것은 꽃병이 되어 새롭게 존재의 탄생과정을 거치고 나면 그의 통념이 뭍어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사진과 표가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월간도예 2008년 4월호를 참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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