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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리슨버그 아트프로젝트 청자도판 제작기 “고요한 아침의 나라” Harrisonburg Art project : the land of the morning calm 편집부 2010-11-16 18:07:26

최석진 미국리포터

 

www.valleyarts.org로부터 도예 프로젝트를 의뢰 받았다. 프로젝트의 내용은 해리슨버그시에서 네 번째로 오래된 유서 깊은 건물인 ‘스미스하우스Smith House’의 조각정원을 에워싸고 있는 세 개의 낮은 콘크리트 벤치에 설치하는 것이다. 이 작업은 점토선별과 유약실험 그리고 디자인과 상감, 번조 등 총 8개월에 걸친 과정 끝에 지난 5월 약 190개의 도판이 완성됐다. 필자는 해리슨버그의 시민들에게 한국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하며, 도판 하나, 하나에 우리 전통문양을 상감기법으로 새겨 넣고 청자유약으로 시유해 깊은 청녹색의 상감청자 도판을 제작 설치했다.
 
해리슨버그는 버지니아주의 쉐난도우 벨리에 위치한 인구 44,000명(2008년 미국 인구조사)의 미국 전형적인 아담한 도시이다. 시에는 종교적 사명을 가진 이스턴 메노나이트 대학과 미국 4대 대통령, 메디슨이 설립한, 백년 역사를 지닌 제임스 메디슨 대학이 있다. 시내에서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의 미국 전통 기념일에 퍼레이드가 열리며, 매주 토요일에는 야외농장시장에서 유기농의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판매한다. 시의 문화행사로 겨울 시즌을 제외한 매월 첫번째 금요일에 ‘시내의 전시장 순회’ 행사가 있다. 미술에 관심이 있는 시민과 학생들은 대학교의 박물관과 시내의 전시장을 순회하는 이 행사에 참가한다. 밸리 예술위원회의 지휘아래 음악, 연극, 무용발표 등도 열린다. 시내의 입구에 위치한 스미스 하우스 내에는 밸리 예술위원회에서 운영하는 다린-맥혼 갤러리가 있다. 갤러리에서는 일 년에 약 8~9번의 초대·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스미스 하우스 진입로의 둥긍 마당에는 야외조각이 설치돼 있고 전시장에 온 사람들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이번 도자 프로젝트는 밸리 예술 위원회의 디렉터, 세실리아 브라운Cecilia Carter Browne이 기획한 것으로 익명의 기증자의 기부금으로 이루어 졌다.

상감 기법과 필자
필자는 대학교 3학년 때인 1980년대 초 이화여자대학교 조정현 교수님으로부터 상감기법을 배웠다. 당시 선생님은 미국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귀국해 도예과 학과장을 맡고 계셨다. 미지의 점토 예술에 막연한 끌림과 호기심을 갖고 있었던 필자에게 선생님의 한국 전통 도자 예술에 대한 사랑은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곤 했다. 고려시대의 상감기법을 현대의 신선한 감각으로 해석해 점토 표면에 펼쳐 놓는 선생님의 작품들은 참 특별했다. 전통 항아리, 옹기색의 몸체에 이와 어울리는 부드러운 곡선으로 음각하고 노랑, 분홍, 푸른색 등의 색슬립을 상감한 작품들은, 전통 기법과 선생님의 감성이 서로 화음을 이루어 마치 봄마다 새로이 피어나는 꽃처럼 신선하고 향그런 맛을 품었다. 물레 성형시간에 선생님은 반쯤 건조된 작은 기를 왼손 바닥에 뉘이고 유연한 선으로 음각한 후 붓을 수직으로 세워 슬립을 바르는, 상감기법 과정을 보여주시며 전통기법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을 강조하시곤 했다. 행복하게도 점토 예술에 몸과 마음을 싣고 있는 필자에게 선생님의 가르침은 커다란 영감으로, 그리고 시선 멀리 이정표처럼 마음 깊이 심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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