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수
한국공예산업연구소 소장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예계에는 공예관련 법률(이하 공예법)이 곧 만들어질 것처럼 들썩거렸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언제 그랬냐 싶을 정도로 조용하다. 이제 조금 더 지나면 그런 일도 있었나 라고 할 정도로 우리 기억 속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다행히 월간도예가 ‘도자예술과 법’이라는 뜻밖의 주제 덕분에 필자도 그리고 독자들도 다시 한 번 공예법을 생각하는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다.
일반적으로‘법’法의 어원을 얘기할 때 “물( =水)이 지나가는 것(去=갈 거, 통과할 거)이 法이다"라고 말한다. 물은 반드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바로 그 당연한 것이 가장‘정의로운 것’이라고 해서 ‘법’이 되었다고 한다. 영어의 ‘Law’의 어원도 ‘정하여 진 것’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법’은 특별한 것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삶과 밀접하고, 정의롭고, 합목적성과 안정성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이해된다.
바로 그런 법이 우리 공예계에서도 17대 국회 때 공예관련법 2개 법안이 동시에 발의되었다가 본회의에 상정되지도 못하고 17대 국회 회기 만료로 자동폐기 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2개 법안에 대해 정부, 여당, 야당, 그리고 전통공예, 현대공예, 산업계, 학계 등이 첨예하게 대립되기도 했지만 공예법이 탄생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마음은 들떠 있었다. 그러나 계속 갑론을박甲論乙駁하는 사이에 국회 회기는 끝났고, 실낱같은 희망도 접어야 했다. 그 이후 공예법은 점점 우리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나 2010년 7월 7일 17대 국회 때 2개 법안 중 하나를 발의했던 민주당 김재윤 의원이 18대 국회에 「공예문화산업 진흥법」안을 재차 발의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사실조차 알고 있는 사람은 몇몇에 불과할 정도로 공예계에서 공예법에 대한 관심과 열기는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공예법이 만들어지든 만들어지지 않든 공예법의 주인은 바로 공예를 하는 우리들이다. 그런데 법을 발의한 국회의원에게만 맡기고 나 몰라라 하는 식이라면 얼마 남지 않은 이번 회기 중에 본회의에 상정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혹시나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이 시간 한번쯤은 공예법의 추진 경위와 필요성, 그리고 공예법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자동 폐기된 2개 법안은 무엇이었는가?
자동 폐기된 2개 법안은 2006년 3월 13일에 박찬숙 의원 등 26인이 발의한 「전통공예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과 김재윤 의원 등 25인이 2007년 1월 26일에 발의한 「공예문화산업 진흥법」안이다.
이 두 안 모두 1974년에 「전통적 공예품 산업의 진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국가 차원에서 공예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육성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제안되었고, 1999년 2월 8일에 공예품을 포함한 다양한 문화산업의 지원, 육성을 위해 제정된 「문화산업진흥기본법」으로는 공예산업을 육성하는데 한계점이 있다고 판단되어 발의했다는 점에서는 서로 비슷하다.
먼저 박찬숙 의원의 법안은 법안의 기본골격이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의 입법체계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문화산업 대신 전통공예산업을 대입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문화산업진흥기본법과 유사, 중복되는 규정이 많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한 부담이 따르는 법
종합
- 현성환《파랑새를 따라서_ In search of hope》_2025. 11. 26. ~12. 21.
- 《affaire de coeur 8》_2025. 11. 25. ~12. 13.
- 정영유《Gray to Depth : TABLE》_2025. 12. 19. ~12. 21.
- 《위로 - LEEDO ARCHIVE PART 1》_2025. 11. 22. ~11. 30.
- 이은주《We're connected》_2025. 12. 2. ~12. 7.
- 윤정의《분열》_2025. 11. 19. ~12. 12.
- 《레이어 앤 모어 Layer and More》_2025. 12. 5. ~12. 21.
- 조윤득《숲이 전하는 말 Whispers of the Forest》_2025. 11. 27. ~12. 6.
- 유병임《달빛을 찍다》_2025. 12. 3. ~12. 8.
인기소식
- 1정맹룡《Mixed in the Clay_2025》_2025. 10. 10. ~10. 25.
- 2제16회 대한민국 분청도자대전 강창성의「시간의 결」 대상 수상
- 32025 문경국제도자심포지엄
- 4<제14회 남원 국제도예 캠프>_2025. 10. 17. ~10. 19.
- 5< 한일수교 60주년 도자 교류 프로젝트>를 회고하며
- 6《술회述懷 - 시대기물연구소 파도 2》_2025. 9. 19. ~10. 4
- 7[에세이 ESSAY 11] 그릇이 된 생각들_ 불 그릇 「전골솥」
- 8123 사비공예페스타-공예유람
- 9《빛의 사유》_2025. 9. 24. ~10. 10.
- 10나정희《나만의 오아시스》_2025. 9. 22. ~10. 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