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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3월호 | 추천도서 ]

2025.3월호 추천도서
  • 편집부
  • 등록 2025-03-07 12: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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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타의 조선 도공 백파선』



일본 근대화의 밑거름이 된 조선 최초의 여성 사기장 백파선

경상남도 김해시 상동면 대감리, 현재 지명 대감마을이라고 하는 이곳은 조선 시대 감물마을이었습니다. 이곳에는 도자기를 만드는 사기장들이 살았고, 그중 김태도의 아내 덕선, 훗날 백파선도 있었습니다. 임진왜란으로 나라가 어지러운 때에 마을에 왜구들이 들이닥쳤고, 나이가 많거나 병든 사람을 제외한 모두를 잡아갔습니다. 배에 올라 일본까지 간 그들은 영주 고토 이에노부의 명으로 도자기를 만들게 됩니다. 그러나 일본의 흙은 조선과 달라서 제대로 된 도자기를 만들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김태도와 백파선, 그리고 그곳에 모인 모두가 노력하여 짙은 갈색과 살짝 청록색이 감도는 막사발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렇게 그곳에서 도자기를 만들며 살아가게 됩니다.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부모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알지 못한 채, 낯선 땅 일본에서 자리를 잡고 살다가 1656년, 96세의 나이로 세상을 뜬 백파선, 최초의 여성 사기장으로서 일본 근대화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돌아보니 모든 게 한순간 꿈같았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습니다.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제대로 된 도자기가 나올 때까지……

조선을 침략한 왜군들이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가장 먼저 보낸 전리품이 김해 향교의 도자기 제기였다고 합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비롯한 많은 일본 사람들은 당시 도자기로 더 앞서 나갔던 조선의 도자기를 아끼고 사랑했다고 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백파선은 일본 도자기를 발전시킨 중요한 인물입니다. 백파선은 百婆仙, 백발의 여자 선인이라는 뜻으로, 나이 들어 늙은 덕선을 사람들이 언젠가부터 백파선이라 불렀습니다. 

백파선에 대한 기록은 현재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한정기 작가는 우연한 기회에 백파선이라는 여성을 알게 되었고, 역사 속에 잠들어 있는 백파선을 불러내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이야기가 김태현 작가의 생생한 그림으로 펼쳐집니다. 유럽으로 수출되어 일본 근대화의 밑거름이 된 아리타의 도자기, 그 바탕이 되는 조선의 도공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조선 최초의 여성 사기장 백파선이 있었습니다. 

한정기 글, 김태현 그림 | 봄봄 | 144쪽 | 1만 3천 원




『컴퓨터 단층촬영(CT)을 이용한 문화유산의 해석과 이해』



국립중앙박물관이 최근 발간한 『컴퓨터 단층촬영(CT)을 이용한 문화유산의 해석과 이해』는 첨단 과학 기술을 활용해 문화유산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특별한 보고서이다. 2017년부터 국내 최대 전압의 CT 장비를 도입해 약 770여 건의 비파괴 조사를 진행한 국립 중앙박물관은 이번 책에서 금속, 도자기, 목재 등 다양한 재질의 소장품 13점을 선별해 그 내부 구조와 제작 기법, 특성을 상세히 기록했다.

이 책에는 평양 오야리 출토 ‘금장식철제환두소도’, 고려시대 ‘청자어룡모양주전자’, 18세기 초 승려 진열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목제불입상’ 등 대표 유물이 포함된다. CT 촬영을 통해 드러난 놀라운 사실들이 흥미롭다. 예를 들어, 금장식철제환두소도는 상감기법으로 식물 문양을 정교하게 새긴 금속선의 두께 차이와 부식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고, 청자어룡모양주전자는 여러 부품을 따로 제작해 접합한 흔적과 손잡이의 점토 꼬임 기법이 밝혀졌다. 목제불입상에서는 통나무를 파내고 보강재를 삽입한 제작 방식이 드러나며 문화유산의 세밀한 면면을 엿볼 수 있다.

이 보고서는 단순한 분석을 넘어 문화유산의 역사적 맥락과 가치를 깊이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25년 10월 박물관 보존과학센터 개관과 함께 원통형 CT를 추가 도입, 나이테 분석 등 정밀 연구를 통해 학계와의 융복합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문화유 산의 과거를 과학으로 되살려 미래로 잇는 이 책은 연구자뿐 아니라 역사와 예술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귀중한 통찰을 선사할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 | 220쪽 



* 안효례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아키비스트 추천도서 


『촉각의 미술관』


터치 세대란 말이 있을 정도로 오늘날 촉각은 익숙하다. 요즘의 일만은 아니다. 조선의 문인들이 그림을 어루만지며 슬픔을 글로 쓴 ‘관계성’의 감상을 많이 했다는, 연구를 통해 오랫동안 잊혀진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편 질감과 물성 표현부터 삽도를 통한 근대기 촉각적 연애 등 촉각을 통해 동아시아 회화사를 새로 바라본다.

고연희 외 9인 지음 |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 372쪽 | 3만 원



『피카소의 전쟁』


세계에 손꼽히는 현대 미술관 중 하나이자 맨해튼 중심에 있는 뉴욕 현대미술관에는 피카소의 작품이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은 거장이지만 그의 작품이 뉴욕에 입성 하는 과정은 맹렬하고 치열한 시도와 실패의 대서사다. 혁신적인 예술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미국이 어떻게 현대미술 중심지가 되었는지 알려준다.

휴 에이킨 지음, 주은정 옮김 | 아트북스 | 588쪽 | 3만 3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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