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 염분을 입힌 검댕의 조형
소금유 기법은 장작가마의 고온 환경과 소금의 화학 반응을 통해 무유약 도자 표면에 독특한 광택과 질감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한국의 전통 도기 기법 중 하나인 ‘푸레그릇' 제작은 소금 투척과 꺼먹이 번조(그을음을 입히는 방식)이 결합된 독특한 계보를 이룬다. 장석현 작가는 2002년부터 이 기법에 대해 집중적으로 실험을 진행해왔고, 2012년 박사학위논문 「푸레그릇에 관한 연구 ― 갯벌흙을 첨가한 푸레그릇 소지개발을 중심으로」를 통해 기술사적 복원과 현대적 적용을 동시에 시도했다.
「푸레 흑칠 봉인함」 소금유 탄화번조 1220℃, 옻칠, 금박 | 2023
이 연구는 장작가마 실험자에게 가스가마를 통한 재현 가능성과 재료 차원의 반응 설계 방법을 제시한다.
1. 전통적 푸레 소성 조건 요약
| 요소 | 조건 |
| 가마 | 장작가마 또는 가스가마 (개량형) |
| 소지 | 옹기태토, 갯벌첨가 혼합태토, 철분 함유태토 등 고화도 가능 점토 |
| 유약 | 없음 (무유약 표면에 염분 반응 유도) |
| 소성 온도 | 약 1150~1210℃ |
| 투입물 | 생솔가지, 왕겨 (검댕 유도) + 소금(염화나트륨, 염화칼륨 등) |
| 투입 시점 | 1150℃이상 도달시 소금 투입, 번조 완료후 검댕유도제 |
| 화학 반응 | NaCl + SiO₂ + H₂O + 열 → Na₂SiO₃ + HCl 등 반응으로 유사 유약 표면 형성 |
| 그을음 효과 | 탄소 입자 침착 + 산화철, 티타늄 등 금속성 산화물과 반응하여 색조 다양성 확보 |
2. 실험 설계: 갯벌 태토 조성법
장 작가는 푸레 번조에서 소금을 가마 내부에 투입하지 않고도 유사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실험을 수행하였다.
◦ 갯벌토 채취
- 지역: 강화도 황산도
- 특성: 염분 다량 함유, 사질 점토, 고온 안정성 우수
◦ 혼합비 실험
- 혼합 대상: 황산도 갯벌토 + 옹기태토
- 비율 사례: 2:8, 3:7, 4:6, 5:5 등
- 결과: 갯벌 함량이 30~50%일 때 소금유 반응과 유사한 광택 및 표면 반응 발생
◦ 번조 유형 비교
- 가마 유형별
•장작가마: 그을음 농도 풍부, 소금 반응 명확
•가스가마: 그을음 얕으나, 염 반응 재현 가능, 안정성 높음
- 투입 여부
•소금 미투입 + 갯벌태토 = 유사 소금유 형성 가능
•왕겨·솔가지 투입 = 검댕 형성 가속화 가능
3. 표면 분석과 조형적 특징
◦ 현미경 분석: 탄소 입자 + 금속산화물 층의 미세 박막 확인
◦ XRD/XRF 결과: Na₂SiO₃와 유사한 유리질 반응층 형성, 철/망간 계열 산화물 분포
◦ 색상 및 질감: 회흑색, 남회색, 푸른광택, 은색 등 다양
4. 실무 시사점
| 항목 | 적용 팁 |
| 태토 설계 | 옹기태토와 갯벌토 혼합 비율 30~40% 추천 |
| 번조 조건 | 가스가마 사용 시 산소 조절 + 유입 공기량 낮춰 그을음 유도 |
| 소금 투입 | 갯벌태토만으로도 효과 가능, 필요시 가마 내 위치별 차등 반응 유도 |
| 안전 관리 | 염소가스 발생 주의, 배기와 민원 방지 설계 필수 |
검댕과 소금, 그리고 표면의 우연
푸레라는 이름은 검고 푸르스름한 질감을 뜻하는 구술 전통의 언어에서 유래하며, 소금 투 입과 생솔가지 연소에 따른 그을음의 복합 작용으로 형성되는 표면이 특징이다. 이 그릇은 유약을 바르지 않고 약 1150~1190℃에서 태토 자체를 소결시키는 고화도 비시유 그릇이며, 표면에 침착되는 검댕과 소금의 화학 반응이 다양한 색조(푸른색, 회색, 은색 등)를 만들어낸다.
작가는 초기 실험에서 생솔가지와 왕겨 등을 투입해 검댕의 농도와 시점에 따른 변화를 관찰했고, 이후 소금을 투입하는 시기, 양, 위치를 달리하며 재현 실험을 지속했다. 이 과정에서 번조 중 직접적인 소금 투입이 없어도 유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하게 되었고, 그것이 ‘갯벌흙을 활용한 염분 소지 개발’이라는 실험으로 이어진다.
「제주 먹빛 달항」 45×45×45cm | 제주옹기토, 탄화번조 1220℃ | 2023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5년 9월 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온라인 정기구독 포함)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모든 과월호 PDF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