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2026.01월호 | 특집 ]

2026 월간도예가 주목하는 젊은 작가 7인
  • 차윤하 선임기자
  • 등록 2026-01-29 12:45:48
기사수정

『월간도예』는 이번 1월호에서, 현재의 작업 흐름 속에서 눈에 띄는 일곱 명의 젊은 작가를 소개한다. 이들은 모두 비슷한 방향을 향하고 있지 않다. 누군가는 재료에 집중하고, 누군가는 조형을 확장하며, 또 다른 이는 도예가 놓인 환경 자체를 고민한다. 다만 각자의 방식으로 꾸준히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지금의 도예 현장에서 자신만의 질문을 만들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번 특집은 ‘앞으로 주목해야 할 작가’를 예단하려는 자리가 아니다. 현재 어떤 작업들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작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도예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지를 차분히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 완성된 답보다는 진행 중인 고민에 가까운 작업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2026년의 시작점에서, 지금 이 시기에 기록해두고 싶은 얼굴들. 1월호에서는 이들의 작품세계의 예고편을, 이후 작가리뷰를 통해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고자 한다.



‘재료의 언어를 다시 배우는 일, 철화 분청’

김정우 Kim Jeongwoo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미술공예학과 전통도자전공 석사


「연지」 분청토, 분장토, 재유 | 1230℃ 재벌 환원전기가마


― 본지 독자를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 립니다. 

계룡산 자락, 충남 공주 도예촌에서 작업하고 있는 도예가 김정우 입니다.


― 주된 작업 스타일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제 작업은 흔히 분청으로 분류 되지만, 저는 늘 방식보다는 재료에서부터 접근하고 작업을 시작합니다. 분청이라는 이름보다는 흙과 분장토, 철 안료, 유약 같은 물질들이 어떤 성질을 가지고 있고, 어디에 존재하며 지금의 환경에서도 여전히 유효한지를 먼저 생각하는 편입니다.

계룡산 인근에서 점토, 분장토, 철 안료, 장석을 직접 찾고 채취해 그 재료들이 현재에도 사용 가능한지, 또 어떤 보완점을 가져야 하는지를 반복해서 실험했습니다. 논문에서는 철 안료를 중심으로 재현 가능성을 정리했지만, 이 과정 전체가 제 작업의 방향을 결정지은 계기였습니다. 그때부터 제 관심은 ‘분청이라는 양식’보다 전통이 재료를 다루던 방식과 태도로 옮겨갔습니다. 과거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는, 과거에서 해오던 방식을 오늘에서도 다시 해보는 일, 지금도 여전히 의미가 있는지를 묻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완전성을 쌓아 올린 건축적 도자조각’

김정현 Kim Jeonghyeon

건국대학교 도자디자인과 학사 졸업

홍익대학교 도예·유리과 대학원 석사 졸업 


「불완전한 설계 Imperfect Construction」 시리즈 | 302x192x158cm | 혼합토 | 2025


― 대표작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제 대표작은 「불완전한 설계 Imperfect Construction」 시리즈입니다. 작품은 흙의 표면에 건축재료의 패턴과 질감을 새긴 후 조각하고 접합하여 제작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균열, 마모와 같은 풍화의 흔적을 새기고 조각하여 붙여나가며 형상을 만듭니다. 이후 샌드 블라스트를 활용한 연마로 마무리합니다. 모듈화하여 제작된 작품들은 90도, 180도 회전시키며 쌓아 올리며 더욱 불완전한 형상을 제작합니다. 이를 통해 제 자신과 타인, 세상의 근본적인 불완전한 모습을 나타내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 모습을 통해 그 불완전함을 인지하고 받아들여 스스로와 세상을 바라보고, 성찰하며 마음속 평안과 안식을 가지길 바랍니다.


― 도자 작업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와 만들기를 좋아하였습니다. 결국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도예를 전공하며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애써 또 다른 방향이 있을까 하여 다양한 전공의 수업을 들으면서도 결국 도예, 흙의 물성에 매료되어 도자 작업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흙의 자유로운 물성과 다양한 성형기법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겠다는 그 생각 하나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축적되는 과정의 감각’

박수지 Park Suji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도자공예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너머에는-0422」 149x109cm | 도자


― 본지 독자를 위해 자기소개와 주된 작업 스타일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주변의 환경과 물질을 오래 관찰하며 작업하는 박수지입니다. 저는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표면의 질감, 물질의 변화, 빛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상태를 주목하며, 이러한 관찰을 바탕으로 형태를 만들어 갑니다.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를 정하기보다, 손의 움직임과 시간 속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따라 형태를 형성하고, 그렇게 남은 흔적과 모습을 도예로 옮깁니다.

제 작업은 특정한 기법이나 강한 표현 보다, 반복되는 제작 속에서 조금씩 달라지는 표면과 밀도의 변화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같은 동작이 이어지더라도 매번 다른 결과가 나타나며, 그 차이들이 쌓여 하나의 화면과 상태를 이루고, 이를 통해 시간과 조건 속에서 대상이 어떻게 존재하게 되는지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 도자 작업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저는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행위에 흥미를 느껴 도예과에 입학했습 니다. 학교에서 흙을 직접 다루기 시 작하면서, 제 손의 움직임에 따라 즉각 적으로 반응하며 형태와 표면이 변화 하는 흙의 성질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누르는 힘의 차이, 반복되는 동작, 미세한 리듬들이 그대로 물질에 남는 과정은 저에게 중요한 감각적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소성을 거치며 작업이 되돌릴 수 없는 하나의 상태로 고정되는 과정과, 가마 문을 열었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결과는 작업에 대한 인식을 크게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미지가 겹쳐진 회화적 도자’

박영환 Park Yeonghwan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미술공예학과 일반대학원 석사 졸업


「백자희(喜)준」 15×21×12cm


― 대표작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전통적인 표현양식에 근간을 두고 있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늘날의 이미지가 결합된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작가 개인의 경험, 기억이 동시대 의 문화와 혼합된 현상을 표현하고자 하였으며, 동서양의 문화가 뒤섞인 듯한 모습은 문화의 경계가 흐려진 현시대의 새로운 유물을 창작하고자 하였습니다.


― 스스로 개발(또는 응용)하는 기법이 있나요? 

상감기법과 채색기법을 주로 연구하고 활용하고 있습니다. 흘러 내림과 같은 현상을 활용하거나 유약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은 기법을 통해 다양한 표현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 2026, 앞으로의 작업계획은? 

2026년도는 주변 환경에 큰 변화가 생기게 되는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새로운 작업환경에서도 늘 그렇듯 묵묵하게 부지런하게 작업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가지고 있는 것들을 예리하게 다듬고 연구하여 더욱더 깊이 있는 작업을 하고자 합니다.



‘겹의 구조로 재료의 성질을 드러내는 작업’

이문정 Lee Moonjeong

서울대학교 디자인학부 도예전공 학사, 석사 졸업 


「맞닿은 질감」 각 10×10×10cm | 혼합토 | 2025


― 대표작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제 대표작은 「새겨진 결」입니다. 이 시리즈 는 여러 겹의 흙을 쌓는 과정에서 중간 중간 선을 새기며 두께를 형성해가는 작업입니다. 선은 같은 층에 놓이기도 하고 서로 다른 깊이에 자리하기도 하 며 백자의 투광성에 의해 빛이 스며들면서 겹쳐 보입니다. 새겨진 선들은 흙이라는 재료가 지닌 결이 드러난 모습으로 빛의 각도와 선을 새긴 방식에 따라 기물 안에 겹겹이 쌓인 구조가 하나의 그림으로 나타납니다.


― 도자 작업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대학에서 도자 작업을 처음 접했습니다. 흙을 준비하고 성형한 뒤 소성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거치며 같은 재료라도 조건과 과정에 따라 다른 결과로 이어지는 점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작업 과정 속에서 흙의 성질이 단계마다 다르게 드러나는 모습을 보며 재료 자체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고 이것이 작업을 계속 이어가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 스스로 개발(또는 응용)하는 기법이 있나요? 

이장물레성형기법을 기반으로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 배합이나 상태를 조정해가며 응용하고 있습니 다. 성형이 까다로운 재료나 성질이 다른 재료들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점도나 겹의 순서를 작업에 맞게 조절하며 작업하고 있어요. 이러한 방식으로 재료의 선택 범위를 넓히고 서로 다른 재료가 한 기물 안에서 만나는 구조를 보다 자유롭게 다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서짐을 통해 다시-짓는 과정의 조각’

이소영 Lee Soyoung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도자예술전공 학사·석사 졸업


「부서지기 쉬운 도시_1」 가변 설치 | 석기질 점토, 백토, 나무 팔레트 | 2023


― 도자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흙은 땅이자 바닥이고, 우리가 몸을 지탱하고 있는 구체적인 자리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아주 쉽게 부서지고 다시 뭉쳐지는 물질입니다. 손으로 쥐고, 밟고, 말리고, 깨고, 다시 물에 풀어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이, “형태가 되기 전”의 상태에 대한 제 관심과 맞닿아 있었어요. 완성된 오브제를 만드는 것보다, 형태가 막 생겨나기 직전의 상태, 그리고 언제든 다시 흩어질 수 있는 잠정적인 존재로서의 도자에 끌렸습니다.


― 작업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가 궁 금합니다. 

작업은 흙이라는 물질이 지닌 이중적인 속성, 즉 ‘고체와 액체의 경계’에 대한 탐구에서 출발합니다. 흙은 불에 구워지면 견고한 도자가 되지만, 물을 만나면 형상을 잃고 흐르는 진흙Mud으로 회귀합니다. 이 지점에서 도자 예술의 전통적인 목표인 ‘영속적 형상의 보존’을 거부하고, 오히려 형상 이 생성되고 소멸하는 그 사이의 과정, 즉 ‘과정상태In-process’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때 흙은 단순한 조형의 재료가 아니라, 나의 신체적 운동성을 받아내는 거울이자 지지체로 작동하는 네거티스 스페이스가 됩니다. 즉 나의 신체가 흙을 매개로 외부 공간으로 연장되며 보이지 않는 공간을 짓는 행위로서 이러한 반복적인 수행을 통해 고정된 사물이 아닌,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 는 존재의 궤적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디지털 구조를 물성으로 유연하게 변주하는 조형'

임재현 Lim JaeHyeon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도예학과 석사 졸업


「Pleats series #1」17x16x15cm | 도자, 디지털모델링, 3D프린팅, 슬립캐스팅, 

재성형, 연마 | 2024


― 도자 작업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처음부터 난 도자기를 만들어야겠어!’ 같이 도자를 목표로 했다기보다는 형태가 손과 물질을 만나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흙은 가장 솔직한 반응을 보여주는 재료였습니다. 조금만 힘이 달라져도, 온도나 시간의 조건이 바뀌어도 형태는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고, 그 변화가 오히려 작업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같은 형태를 계속해서 관찰하고 분석하며 그 속에서 어떠한 변화를 줄지 어떻게 보여줄지 생각하며 형태를 재단, 해체하고 소성하는 순간은 아직도 두근두근 거리는 순간 입니다.


― 2026, 앞으로의 작업계획은?

지금까지 백색 작업을 중심으로 해왔다면, 앞으로는 유색 작업으로의 확장을 본격적으로 시도할 계획입니다. 백색이 차갑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강한 명암 대비와 형태의 구조를 드러낸다면, 원색의 컬러는 생명력과 활력, 온기와 같은 보다 직접적이고 강한 감정을 전달하며, 차가운 음영이 아닌 따 뜻한 색의 음영을 만들어낸다고 느꼈습니다.

이러한 감각을 도자 작업으로 옮기기 위해, 플리츠 구조 위에 색이 더해졌을 때 형태가 어떻게 인식되는지를 연구 하고자 합니다. 특히 흙에 안료가 섞이는 순간 색이 탁해지는 문제를 중요한 과제로 삼아, 소지 조성 변화와 안료 적용 방식에 대한 재료 연구를 병행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형태의 구 조적 긴장뿐 아니라 색이 만들어내는 감정과 온기가 공존하는 새로운 조형 가능성을 탐구하고자 합니다.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6년 1월 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온라인 정기구독 포함)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로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0
비담은 도재상_사이드배너
세라55_사이드
설봉초벌_사이드배너
산청도예초벌전시장_사이드배너
월간세라믹스
도예마당더보기
대호단양CC
대호알프스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