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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9월호 | 나의 작업세계 ]

정지현, 흙과 색으로 관계를 이야기하다
  • 정지현 작가
  • 등록 2025-09-30 15: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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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Jingdezhen & Dehua Jade clay and color stain  

작업기법 multi-laired slip cas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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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Z Moon–vase」 17×17×17cm


나는 흙에 색과 감정을 담는 작업을 하는 도예가이다.

멀티 레이어드 슬립캐스팅 기법을 통해 여러 겹의 색을 쌓고, 말리고, 깎아내며 안쪽에 숨겨진 색의 층을 드러낸다. 그 과정은 마치 나의 감정과 기억을 한 겹씩 꺼내어 보여주는 것과 같다.


나의 작업은 늘 ‘관계’에서 시작된다.

흙과 나, 빛과 색, 그리고 나를 둘러싼 사람들과의 관계. 도자기는 단순한 물성이 아니라, 나와 세계를 이어주는 매개이자 감정과 시간의 기록이다. 흙을 만지는 일은 현재를 살아내는 행위이고, 색을 쌓는 일은 과거의 감정을 끌어안는 일이 된다. 도자기의 단면에 드러난 색의 층은 나의 감정, 시간, 기억의 단면이며,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2024년과 2025년, 나는 도자기의 도시 경덕진에서 레지던시 작가로 활동하며 2025년 개인전을 준비했다.

6월에는 2년 전부터 계획한 서울에서 《Floating Colors》 전시와 7월에는 올 4월에 초대받은 중국 산바오펑 갤러리에서 《관계 Relationship 关系》 전시를 열었다. 두 전시는 각각의 장소에서 경험한 감정과 관계, 그리고 일상의 흔적들을 색과 빛, 도자기의 물성을 통해 풀어낸 작업들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작업들은 중국 경덕진과 덕화의 옥토玉土를 사용해 제작했다. 이 점토는 발색이 뛰어나고 빛을 은은하게 투과하는 특성을 지녀, 내가 추구하는 청명하고 투명한 색감을 표현하기에 적합했다. 전통적인 도자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 현대적인 색의 레이어를 담아, 시간성과 감정의 공존을 시도해 보았다.


「JDZ Vase lighting」 12×12×20cm


또한 도자 작업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기는 깨어지고 버려지는 기물의 조각들을 모아, 색 유약으로 이어서 붙이고 다시 조합하여 하나의 벌집 형태 설치 작품으로 선보였다. 이 작업은 단순한 조형이 아니라, 관계의 회복과 감정의 재구성, 그리고 소외된 것들을 아름답게 다시 탄생시키는 치유의 시도이다. 깨어진 면들을 연결해 다시 세우는 과정 속에서, 나는 다시 사랑하고 다시 관계 맺는 감정을 담고자 했다. 향후에는 이번에 사용한 옥토 외에도,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 나는 점토들과 함께 이 시리즈를 확장해보고자 한다. 지역마다 지닌 재료의 결과 색이 작업과 만나 또 다른 감정의 깊이와 풍부함을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JDZ Broken stories」 11.5×13×2.5~5cm



사진. 작가 제공




<본 사이트에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도예 2025년 9월 호를 참조 바랍니다. 정기구독(온라인 정기구독 포함)하시면 지난호 보기에서 PDF로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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